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가 대외 신인도 하락과 국정 공백 상황을 막기 위해 정치보다는 경제를 고려해 어렵지만 불가피한 결정을 했다”고 2일 밝혔다.
이 총재는 이날 “최 권한대행의 결정으로 경제를 안정시킬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됐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총재는 “최 권한대행이 비난을 무릅쓰고 어려운 결정을 했다”며 “공직자로서 나중에 굉장히 크게 평가받을 일”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최 권한대행을 비난만 할 게 아니라 정부가 계속 탄핵 위협 가운데 작동할 수 있는지에 대해 이야기해야 한다”며 “이제 사령탑이 탄핵될 위험은 굉장히 줄어든 만큼 여야정협의를 통해 경제를 안정시킬 토대가 마련된 것”이라고 평가했다.
앞서 최 권한대행은 지난 31일 국회 몫의 헌법재판관 2명을 임명했다. 이에 정진석 대통령실 비서실장 등 참모진들은 사의를 표명하기도 했다. 김태규 방송통신위원장 직무대행 등도 사표를 제출하기도 했다.
이 총재는 최 권한대행의 헌법재판관 임명에 반발하는 일부 국무위원을 강하게 비판했다. 이 총재는 “최 권한대행이 어려운 결정을 한 덕분에 우리 경제는 정치와 분리돼서 가니 걱정 말라는 메시지를 전해야 하는데 그럴 책임이 있는 국무위원들이 최 권한대행을 비난하면 어떻게 하겠다는 거냐”며 “같이 노력해야 할 시점인데 고민 좀 하면서 얘기했으면 좋겠다. 답답하다”고 했다.
이 총재는 “국제사회의 관심이 금융·외환시장 불안을 넘어 국정 컨트롤타워가 안정을 찾을 수 있을 것인가로 확대됐다”면서 “정치적 갈등 속에 국정 공백이 지속될 경우 대외 신인도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경제 전반에 직간접적으로 충격이 더해질 수 있어 국정 사령탑이 안정적으로 유지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올해 성장률을 1.9%로 전망한 것에 대해 이 총재는 “역사적으로 낮은 수준의 성장률이긴 하지만 한은의 잠재성장률(2%)이나 1인당 국민소득 3만달러 이상인 26개국의 성장률 전망치 평균(1.8%)과 유사한 수준”이라며 “지금 우리가 처한 위기를 외환위기나 글로벌 금융위기, 코로나19 위기와 같은 상황으로 보는 것은 과장된 측면이 있다”고 했다.
권민지 기자 10000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