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총재 “崔 대행의 헌법재판관 임명, 경제 고려한 불가피한 결정”

입력 2025-01-02 14:21 수정 2025-01-02 14:31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달 23일 서울 동대문구 서울시립대 미래관에서 열린 한국국제경제학회 학술대회에서 통합정책 프레임워크를 주제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가 대외 신인도 하락과 국정 공백 상황을 막기 위해 정치보다는 경제를 고려해 어렵지만 불가피한 결정을 했다”고 2일 밝혔다.

이 총재는 이날 “최 권한대행의 결정으로 경제를 안정시킬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됐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총재는 “최 권한대행이 비난을 무릅쓰고 어려운 결정을 했다”며 “공직자로서 나중에 굉장히 크게 평가받을 일”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최 권한대행을 비난만 할 게 아니라 정부가 계속 탄핵 위협 가운데 작동할 수 있는지에 대해 이야기해야 한다”며 “이제 사령탑이 탄핵될 위험은 굉장히 줄어든 만큼 여야정협의를 통해 경제를 안정시킬 토대가 마련된 것”이라고 평가했다.

앞서 최 권한대행은 지난 31일 국회 몫의 헌법재판관 2명을 임명했다. 이에 정진석 대통령실 비서실장 등 참모진들은 사의를 표명하기도 했다. 김태규 방송통신위원장 직무대행 등도 사표를 제출하기도 했다.

이 총재는 최 권한대행의 헌법재판관 임명에 반발하는 일부 국무위원을 강하게 비판했다. 이 총재는 “최 권한대행이 어려운 결정을 한 덕분에 우리 경제는 정치와 분리돼서 가니 걱정 말라는 메시지를 전해야 하는데 그럴 책임이 있는 국무위원들이 최 권한대행을 비난하면 어떻게 하겠다는 거냐”며 “같이 노력해야 할 시점인데 고민 좀 하면서 얘기했으면 좋겠다. 답답하다”고 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2025년 한국은행 시무식'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 총재는 “국제사회의 관심이 금융·외환시장 불안을 넘어 국정 컨트롤타워가 안정을 찾을 수 있을 것인가로 확대됐다”면서 “정치적 갈등 속에 국정 공백이 지속될 경우 대외 신인도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경제 전반에 직간접적으로 충격이 더해질 수 있어 국정 사령탑이 안정적으로 유지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올해 성장률을 1.9%로 전망한 것에 대해 이 총재는 “역사적으로 낮은 수준의 성장률이긴 하지만 한은의 잠재성장률(2%)이나 1인당 국민소득 3만달러 이상인 26개국의 성장률 전망치 평균(1.8%)과 유사한 수준”이라며 “지금 우리가 처한 위기를 외환위기나 글로벌 금융위기, 코로나19 위기와 같은 상황으로 보는 것은 과장된 측면이 있다”고 했다.

권민지 기자 10000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