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CC, 고장난 엔진 직접 못 고친다… 70% 이상 외주 정비

입력 2025-01-02 09:35 수정 2025-01-02 10:17
이 사진은 기사 내용과 직접 관련 없음. 연합뉴스

무안 제주항공 참사를 계기로 국내 저비용항공사(LCC)들의 정비 부실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오른 가운데 LCC들이 엔진 수리와 같은 중정비 대부분을 외국 업체에 위탁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자체 중정비 역량을 갖추지 못한 탓이다.

2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LCC들이 다른 나라에서 정비받는 비중은 2019년 62.2%에서 2023년 71.1%로 상승했다. 운용 항공기에서 엔진 고장 같은 주요 결함이 발생했을 때 10건 중 7건은 국내에서 직접 고치지 못한다는 의미다. 이에 따라 LCC들의 해외 정비 비용은 이 기간 3072억원에서 5027억원으로 증가했다. 다만 대한항공 등 국적 항공사들의 해외 정비 비중도 같은 기간 45.5%에서 59%로, 해외 정비 비용도 1조2580억원에서 1조9898억원으로 뛰었다.

이는 국내 항공 유지·보수·정비(MRO) 산업이 성숙하지 못한 결과다. 국내 항공사 중에서는 대형 항공사(FSC)인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만 격납고를 보유하고 있고 엔진 고장 등 중대한 기체 결함을 수리할 MRO 역량을 갖추고 있다. LCC들이 이용할 수 있는 국내 MRO 업체는 대한항공과 캠스(KAEMS)뿐이다. 김이배 제주항공 대표는 최근 브리핑에서 “캠스가 있지만 슬롯(보수 공간)이 제한돼 일부만 고치고 나머지는 해외로 보낸다”고 말한 바 있다.

대규모 항공 사고를 일으킬 수 있는 중대한 결함 해소는 해외에 기댈 수밖에 없어 LCC들의 정비 부실은 계속 문제가 될 전망이다. 정비 품질 향상은 안전에 필수인 만큼 정부가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다. 국토부는 2021년 8월 ‘항공 MRO 산업 경쟁력 강화 방안’을 발표하고 올해까지 국내 정비 물량 비중을 70%까지 끌어올리겠다고 공언했지만 실제로는 지난해 4월이 돼서야 국내 MRO 클러스터(집적지)인 인천국제공항 첨단 복합 항공 단지 기공식을 열었다.

김진욱 기자 reali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