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허난성의 성도 정저우시가 초중등학교에서 휴대폰 사용을 금지했다. 중국에선 첫 사례다.
1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정저우시 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회는 지난달 27일 ‘초중학생 휴대폰 및 전자기기 교내 사용 강화 결정’을 통과시켰다. 이 결정은 “학교는 학생들이 휴대폰을 교내에 가져오는 것을 엄격히 제한해야 한다. 교육 목적이 아닌 한 교실에 휴대폰을 반입해선 안 된다”고 규정했다.
학생이 휴대폰을 학교에 가져와야 하는 경우 부모나 보호자가 학교에 서면 신청서를 제출해야 한다. 교내 사용이 허용된 학생용 휴대폰은 행정실에 보관해야 하고 학교는 학생들이 필요할 때 부모에게 연락할 수 있도록 교내에 공중전화를 설치해야 한다. 학부모들에게도 자녀의 휴대폰 및 인터넷 중독을 예방하거나 바로잡기 위해 방과 후 휴대폰 사용을 규제하게 했다.
이번 결정은 정저우에 있는 모든 초중등학교와 중등 직업학교에 적용된다. 상무위 대변인은 “학생들의 휴대폰 사용 규제에서 정부, 학교, 학부모의 의무를 명확히 하기 위한 결정”이라며 “학생들이 스스로를 보호하고 조절할 수 있게 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광둥성 광저우시도 지난 10월 초중등학교에서 학생들의 휴대전화 사용을 규제하는 조례를 통과시켰지만, 정저우시와 달리 학교가 자율적으로 규제할 수 있게 하는 등 강제성은 배제했다. 앞서 중국 교육부는 2021년 학생들의 시력 보호, 학업 집중도 향상, 인터넷과 디지털 게임 중독 예방, 건강 증진을 위해 학교 내 휴대전화 사용 규제를 강화하라고 요구했다.
초중고교내 휴대폰 사용 금지는 전 세계적으로 확산하는 추세다. 브라질 상원은 지난달 18일 전국 학교에서 휴대폰 사용을 금지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학생들은 수업 시간 외에 쉬는 시간에도 휴대폰 사용이 금지된다.
뉴질랜드도 지난해 4월 말 초·중·고등학교에서 학생들의 휴대폰 사용을 공식 금지했다. 쉬는 시간이나 점심 시간에도 휴대폰 사용이 금지되며 학생들은 등교하면서 휴대폰을 끄고 가방에 넣어두거나 학교에 제출해야 한다.
베이징=송세영 특파원 sysoh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