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안 제주항공 참사로 동료를 잃은 제주항공 승무원이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를 통해 슬픔과 비통함을 전했다.
지난 31일 블라인드 앱에는 자신을 제주항공 승무원이라고 밝힌 A씨의 글이 올라왔다. 블라인드는 가입 시 회사 이메일로 인증하는 절차가 있다.
A씨는 “항상 마주하던 동료를 잃었다. 그리고 승객을 잃었다”며 “어떤 게 원인인지 정확히 밝혀지지는 않았지만 우리 모두는 현 상황이 쉬이 정신을 차릴 수 없을 만큼 힘들고 가슴 아프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조금만 건드려도 주저앉아 울 것 같지만 이를 악물고 이 상황에도 저희를 믿고 비행기에 탑승한 승객을 위해 그 어느 때보다 최선을 다한다”며 “비행이 끝나야, 손님이 하기해야 그제야 참았던 눈물을 흘린다”고 토로했다.
A씨는 힘든 시간을 겪는 건 승무원뿐만이 아니라고 했다. 그는 “정비사님들이 너무 힘들어하시는 것을 보니 가슴이 아프다. 늘 최선을 다하셨다”며 “우리는 정비사님들을 믿고 탑승한다”고 전했다. 또한 “기장님들이 그 무거운 책임을 가지고 다시 조종실로 들어간다. 기장님들의 선택을 믿고 존중한다”며 “저희는 최선을 다했고 다하고 있다. 앞으로도 소홀함이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고 여객기를 몰며 끝까지 최선을 다했던 기장 한모(45)씨에 대해서도 “떠나신 기장님의 최선을 저희는 믿는다. 마지막까지 승객을 안심시키며 탈출준비를 했을 내 동료들을 존경한다”며 “내 동료들의 마지막이 존중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사고조사위원회는 음성기록장치(CVR)에서 추출한 자료를 음성 파일 형태로 전환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기간은 오는 3일까지 이틀가량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CVR에는 사고 이전 마지막 2시간의 음성 기록이 담긴다. 국토교통부는 CVR에서 추출한 자료와 관제 기록을 서로 비교해 사고 직전의 긴박한 상황을 재구성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예슬 기자 smar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