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냉전 안돼, 승자 없어”…中공산당 기관지, 美에 메시지

입력 2025-01-01 17:27

중국 공산당 기관지 런민르바오가 “신냉전을 해서는 안 된다”며 양국 협력을 강조하는 메시지를 미국에 보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오늘 20일 취임을 앞두고 미·중관계에 대한 중국의 기본 입장을 표명한 것이다.

런민르바오는 31일 ‘중·미는 세계에 더 많은 확실성을 주고 긍정적인 에너지를 제공해야 한다’는 제목으로 ‘종성’ 코너에 칼럼을 게재했다. 이 코너는 외국에 중국의 목소리를 전달할 때 주로 이용되며 중국 공산당의 공식 입장을 반영한다.

칼럼은 “오늘날 세계는 불안정하고 빈번한 충돌로 인해 전례 없는 도전에 직면했다”면서 “강대국 간 경쟁이 아니라 단결과 협력이 어려운 시기를 극복하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안정적인 21세기가 되려면 중국과 미국이 손을 잡아야 한다. 경쟁과 협력이 대결로 완전히 대체된다면 혼란스러운 21세기를 맞이할 수밖에 없다”는 미국 칼럼니스트 토머스 프리드먼의 최근 글도 인용했다.

이어 “중·미 양국은 현 상황에서 양국의 공동 이익이 줄어든 것이 아니라 더 많아졌다는 점을 분명히 인식해야 한다”면서 “경제·무역, 농업, 마약 퇴치, 법 집행, 공중 보건 등은 물론이고 기후 변화와 인공지능 같은 글로벌 도전 과제와 국제적 현안에서도 중·미 협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또 “중·미 양국은 세계 두 번째와 첫 번째 경제 대국이자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으로서 인류의 미래와 운명을 늘 생각하고 세계 평화를 위한 책임을 다하며 글로벌 공공재를 제공하고 전 세계적인 도전에 적극적으로 대처해야 한다”고 밝혔다.

칼럼은 ‘투키디데스의 함정’을 피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투키디데스의 함정은 신흥 강국이 부상하면 기존 강대국이 이를 견제하는 과정에서 전쟁이 발생한다는 뜻으로 미국 하버드대 그레이엄 앨리슨 교수가 미·중 간 대결을 설명하기 위해 내놓은 용어다. 칼럼은 “‘투키디데스의 함정’은 역사의 숙명이 아니며 신냉전은 싸워도 이길 수 없다”면서 “강대국 간의 경쟁은 시대 흐름에 맞지 않고 중·미 양국과 세계가 직면한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당선인이 예고한 대중국 관세·무역전쟁에 대해선 강한 어조로 비판했다. 칼럼은 “관세전쟁, 무역전쟁, 기술전쟁이 역사의 흐름과 경제 법칙에 어긋나며 승자가 있을 수 없다”면서 “경제·무역 갈등에 직면했을 때 ‘탈동조화(디커플링)와 공급망 단절’은 해결책이 아니며 상호 이익을 바탕으로 한 협력만이 공동 발전을 이룰 수 있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끝으로 “미국은 강대국으로서 책임을 다하고 역사의 올바른 편에 서서 중국과 함께 같은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면서 대화와 소통 강화, 갈등의 적절한 관리, 상호 이익이 되는 협력 확대 등을 주문했다.

베이징=송세영 특파원 sysoh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