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상목 도착하자 “치이익~” 北 소음공격… 崔 “부모로서 걱정”

입력 2025-01-01 16:59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가 1일 경기도 김포 해병대 2사단을 방문해 최영길 해병대 2사단장의 안내를 받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하루종일 이걸(대남 소음공격을) 들으면 (해병들이) 스트레스, 트라우마 비슷한 게 있다던데….”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가 1일 새해를 맞아 방문한 경기도 김포 해병대 2사단 돌곶이 소초 인근에서는 북한의 대남 확성기 공세가 이어졌다. 돌곶이 소초는 육안으로도 북측 지역이 보일 정도로 근접한 거리에 있어 대남 ‘소음공격’에 정면으로 노출된 곳이다. 북한은 통상 심야 시간이나 이른 새벽부터 소음공격을 벌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이날 최 권한대행이 방문하기 전 확성기 가동을 잠시 중단했다. 그러다가 최 권한대행이 인근에 도착하자 기다렸다는 듯이 대남 확성기를 재가동했다. “치이익, 치이익~” 하는 소음은 언뜻 항공기가 이·착륙할 때 들리는 바람 소리와 비슷했다. 장병들은 이 소리가 평소보다는 작은 편이라며 북한이 더 큰 소음공격을 펼칠 때도 있다고 전했다. 헬기나 바람 소리 외에 동물 울음소리, 사이렌 소리 등이 들린다고 설명했다.

부대에 도착한 최 권한대행은 생활관 안으로 들어가 최영길 해병대 2사단장으로부터 북한의 오물풍선 살포, 대남 확성기 설치 등과 관련한 대비태세를 보고받았다. 최 권한대행은 “대남 오물풍선 부양, 확성기 설치 등으로 근무여건이 좋지 않은 것 같다”며 “그럼에도 한 치의 흐트러짐 없이 임무 수행을 해주셔서 감사하다”고 격려했다.

상황실에서 작전 현황을 둘러본 최 권한대행은 소초로 이동해 직접 경계태세를 점검했다. 최 권한대행이 소초에 도착했을 때는 북한의 소음공격은 물론 우리 군의 대북 확성방송이 진행되고 있었다. 양쪽의 소음이 맞부딪히면서 최 권한대행의 목소리가 옆에서도 잘 들리지 않을 정도였다.

최 권한대행은 소초에서 쌍안경을 통해 북측의 대남 확성기를 육안으로 확인했다. 현장 지휘관이 북측 대남 확성기의 성능이 좋아졌다고 설명하자, 최 권한대행은 “하루종일 이걸 들으면…”이라고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이어 대남 소음공격으로 인한 장병들의 심리치료 관리가 잘되고 있는지도 물었다.

최 권한대행은 또 “여기 병영에서 활동하는 데에 큰 지장이 없다고 하더라도 일정 기간이 지나고 전역한 후에 (대남 소음공격 등이) 나쁜 영향을 주게 된다”며 “개인의 건강에도 문제가 되기 때문에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한 명의 부모로서 봐도 그렇지 않냐”며 “필요한 부분들을 말해주면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가 1일 경기도 김포 해병대 2사단 전방 초소를 방문해 K6 중기관총을 살펴보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대남 소음공격과 대북 확성기 방송은 최 권한대행이 해당 부대를 떠나는 동안 계속 이어졌다. 북한은 거센 바람 소리와 비슷한 소음을 계속 날렸고, 우리 군은 가수들 노래, 남측 뉴스 등을 전하는 라디오 방송을 이어갔다.

최 권한대행은 해병대 2사단 내 여단본부에서 장병들과 점심 식사도 했다. 이 자리에서 그는 “여러분들에게 감사하다는 뜻을 전하기 위해 새해 첫날 왔다”며 “여기서 흘린 땀, 노력, 고된 훈련이 결국은 여러분들 부모님을 포함한 일상의 평화와 안정을 지킬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장병들이 국민의 생명과 재산 수호라는 막중한 임무를 수행하는 주역이라는 자부심을 가지고 복무할 수 있도록 합당한 보상과 훈련 환경 및 복무여건의 지속적 개선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박준상 기자 junwit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