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었지만 많이 보고 싶었다” 무안공항 채운 추모 메시지 [포착]

입력 2025-01-01 16:21
1일 전남 무안군 무안국제공항에 추모 메시지가 붙어 있다. 연합뉴스

무안 제주항공 참사 발생 4일째인 1일 무안국제공항이 유족과 시민의 추모 메시지로 채워지고 있다. 특히 합동분향소가 설치된 공항청사 1층에서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 손잡이에는 추모 메시지가 적힌 포스트잇이 빼곡히 붙었다.

유가족이 작성한 것으로 추정되는 포스트잇들도 있었다. 한 포스트잇에는 “후회된다. 화해 못하고 가서. 늦었지만 보고 싶었다 많이”라고 적혀있기도 했다.

1일 전남 무안군 무안국제공항 계단에서 시민들이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희생자를 애도하는 메시지를 보고 있다. 연합뉴스

이번 사고로 어머니를 잃은 유족이 작성한 것으로 추정되는 포스트잇도 포착됐다. 포스트잇에는 “엄마 나 이제 고3이야. 이제 좀 철도 들고 정신도 차렸는데 못 보여주게 됐네. 성적도 오르고 연기도 잘하고 있는데. 엄마 심심하지 않게 계속 연락할 테니까 계속 나 지켜봐 주고. 보고 싶어. 사랑해”라는 내용이 담겼다.

무안 제주항공 참사 발생 나흘째인 1일 무안국제공항 청사 1층과 2층을 잇는 계단에서 유가족과 시민들이 추모 손편지를 작성하고 있다. 연합뉴스

“사랑하는 내 동생. 너무나 오빠 맘이 괴롭다”며 오누이를 잃은 가족의 슬픔이 담긴 포스트잇도 있었다.

1일 전남 무안군 무안국제공항 계단에 무안 제주항공 참사 희생자를 애도하는 메시지가 붙어 있다. 연합뉴스

시민들이 남긴 위로의 메시지도 보였다. “너무 슬프고 무서웠을 걸 생각하면 가슴이 미어집니다” “너무 가슴 아픈 일이 고향에서 생겼어요.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네요. 부디 그곳에선 아픔 없이 행복하세요” “아팠던 기억은 모두 이곳에 남겨두시고 편히 잠드시길 바랍니다” 등 시민들은 포스트잇을 통해 추모의 마음을 전했다.

1일 오후 전남 무안 무안국제공항에서 추모객들이 제주항공 참사 분향소 조문을 위해 기다리고 있다. 연합뉴스

한편 이번 사고로 사망한 179명의 위패와 영정을 모신 합동분향소는 지난 31일 공항청사 1층 대합실에 차려졌다. 사고 현장과 떨어진 곳이 아닌 공항 내에 분향소를 마련해달라는 유족들의 요구에 따른 것이다. 합동분향소는 정부가 참사 국가 애도 기간으로 정한 다음 달 4일까지 운영된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이날 사망자 179명의 신원을 모두 확인했다고 밝혔다.

권민지 기자 10000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