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첫 시작을 ‘영성수련’으로

입력 2025-01-01 16:01
한 성도가 1일 서울 서대문구 요나3일 영성원 기도실에서 기도를 하고 있다.

서울 서대문구 인왕산 기슭에 있는 요나3일 영성원(원장 이에스더 목사). 을사년 새해 첫날 아침부터 이곳에는 많은 사람들의 발길이 닿았다. 전국 각지에서 올라온 일반 성도들과 해외에서 일시 귀국한 선교사들까지, 방문객들은 각양각색이었다. 이들은 50개의 기도실에 번갈아 들어갔다. 0.5평도 안 되는 극히 협소한 공간에서 크고 작은 목소리로 기도를 했다. 두 팔을 올리거나 성경을 품에 안는 등 기도를 하는 자세도 다양했다.

성도들은 비교적 넓은 공간으로 옮겨 찬양과 나눔을 했다. 서로 잘 알지 못하는 사이여도 신앙 안에서 하나된 형제 자매들인 만큼 스스럼없이 인사하고 어울렸다. 도중에 특별한 시간도 마련됐다. 3명의 가족이 앞에 나와 특송을 불렀다. 다소 어색해했지만, 진심어린 마음을 담아 노래를 부름으로써 청중을 감동시켰다.

요나처럼 육신의 생각을 끊고 하나님부터 찾은 이들은 저마다의 기도 사연을 갖고 있었다. 서울 홍제동에서 온 은현진(44) 집사는 얼마 전에 8살 된 막내 아들이 맹장염으로 고통을 받았다. 5시간 동안 병원을 찾지 못해 전전긍긍하다가 가까스로 소아과 전문의를 만나 수술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은 집사는 “새해 첫날 퇴원한 아들과 함께 기도와 예배로 영광을 돌리려고 왔다”면서 “새해에 온 가족이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일을 건강하게 잘 감당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해외에서 선교 활동에 매진했던 전영균(62) 선교사는 최근 무안공항에서 발생한 항공기 참사 사건에 큰 충격을 받았다. 둘째 딸이 승무원이기도 해서 비통함은 더욱 컸다고 한다. 기도만이 답이라고 생각해 새해 첫날 영성원으로 달려왔다. 전 선교사는 “국가적 애도 기간이기에 하나님께 특별히 기도하기 위해 찾았다”면서 “유명을 달리하신 분들과 유족들의 아픔에 동참하고 중보하기 위한 목적과 더불어 승무원 가족을 둔 동병상련의 심정으로 간절히 기도했다”고 전했다.

영성원에서의 일정을 마친 성도들은 올해 신앙 안에서 거할 것을 다짐하며 바깥으로 나갔다. 마침 새해에 더 상쾌하게 다가오는 인왕산의 공기가 이들을 반겨줬다. 장덕봉 요나3일 영성원 원목은 “지난해 그 어느 때보다 아픔이 컸던 만큼 새해 첫날부터 신앙 안에서 위로와 힘을 얻으려는 사람들이 많았다”며 “이 기도처소는 언제나 시련 속에 있는 성도와 교회, 사회를 하나님께로 연결하고자 애쓴다”고 설명했다.

글·사진=최경식 기자 kscho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