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 일어난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를 계기로 새로 건설되는 새만금국제공항의 활주로 길이를 늘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다시 떠오르고 있다. 새만금공항은 활주로 길이가 무안공항(2800m)보다 300m나 짧아 사고 우려가 높은데다 동네공항에 그칠 우려가 크다는 지적이다.
1일 전북특별자치도 등에 따르면 새만금국제공항 건설사업은 올해 착공해 2029년 개항을 목표로 하고 있다.
새만금공항은 기본계획상 8077억원을 들여 활주로 2500m, 항공기 주기능력 5대로 규모로 지어진다.
이 공항은 국토교통부 지정 거점공항이다. 그러나 활주로 길이가 국내선만 운항하는 군산공항의 2745m보다 짧다. 결국 이 곳에서 운항할 수 있는 기종은 C급(항속거리 최대 6850㎞, 좌석 수 124∼190명)에 그쳐 반쪽짜리 공항이 예상된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거점공항으로 함께 추진중인 부산 가덕도공항(3500m), 제주 제2공항(3200m), 대구·경북통합공항(3500m) 등은 모두 3000m가 넘는다.
무안공항은 지난 해 12월29일 사고 이전부터 기존 2800m인 활주로를 3160m로 확장하는 사업을 진행 중이다. 국제선 항공 수용과 400t이 넘는 항공기 운항을 위해서다.
이번 여객기 참사의 원인을 두고 여러 의견이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짧은 활주로도 꼽히고 있다.
국토부는 활주로 길이가 참사의 직접 원인은 아니라고 발표했지만 지역에선 공항 활용도를 높이고 비상착륙 등에 대비한 안전성을 위해 활주로 길이를 충분히 확보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또 향후 항공수요 증가와 새만금 투자유치 증가로 산업단지 개발 확대 등을 위해서도 확장이 필수라는 것이다.
전북 정치권에선 새만금국제공항의 활주로 길이 연장을 계속 주장해 왔다.
김대중 전북특별자치도의원은 “새만금국제공항은 이번에 사고가 발생한 무안공항과 비슷한 환경 요건을 갖고 있다”며 “이번 사고를 반면교사 삼아 새만금 활주로 길이를 늘려야 한다. 건의안이나 촉구안 등을 결의해 정부에 제출하겠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지난해 11월13일 도의회 행정사무감사에서 “국내 항공사가 운용하는 화물항공기가 대부분 대형인 점을 감안할 때 대형 화물항공기 이착륙을 위해선 최소 3㎞ 이상의 활주로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앞서 강태창 전북도의원도 지난해 10월18일 임시회에서 “현재 새만금국제공항은 단거리 국제노선만 취항이 가능한 상황이어서 반쪽짜리 동네 공항으로 전락할 위기”라며 “장거리 국제선 취항을 위해 활주로를 확장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춘석 국회의원(익산 갑)도 지난해 10월 국토부 국정감사에서 “2500m 활주로로 새만금을 첨단산업 최적지로 만들겠다는 그 약속을 지킬 수 있겠나”라고 반문하며 “적어도 3200m는 돼야 제 기능을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전주=김용권 기자 yg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