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KIA 타이거즈 선수와 관계자들이 무안 제주항공 참사로 세상을 떠난 구단 동료 직원의 유족을 찾아 위도와 애도를 전했다.
KIA 타이거즈 이범호 감독과 심재학 단장, 투수 양현종·김건국은 지난 31일 오후 무안국제공항 내 임시숙소를 찾아 참사 희생자인 구단 직원 A씨의 유족을 만나 추모의 뜻을 전달했다.
선수단과 구단 프런트 등 약 100명은 광주 5·18민주광장과 전남 무안스포츠센터에 마련된 합동분향소를 잇달아 방문해 단체 조문하기도 했다.
유족을 만나는 자리에는 어수선한 참사 현장의 분위기를 고려해 단장과 감독, 평소 A팀장과 인연이 각별한 선수만 대표로 방문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참배 및 유족 방문 일정은 언론 등 외부에 미리 알리지 않았다.
KIA 타이거즈 마케팅팀 팀장으로 일한 A씨는 아내, 세 살배기 아들과 함께 태국으로 결혼 이후 첫 가족 해외여행을 떠났다가 지난 29일 참사로 세상을 등졌다.
코로나19 시기에 결혼한 A씨 부부에게는 사실상 신혼여행이었다고 한다. 올 시즌이 타이거즈의 통합우승으로 끝나자 모처럼 가족과 시간을 보내고자 여행을 떠난 것으로 전해졌다.
A씨의 인스타그램에는 단란했던 가족의 마지막 여행 관련 사진과 글이 남아 있어 안타까움을 더했다. 생전 A씨는 비행기 창밖 풍경을 바라보는 3세 아들의 사진을 올리거나 “아들의 첫 여권에 첫 도장을 찍었다”며 여행에 들뜬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앞서 KIA 타이거즈는 참사 직후 구단 공식 SNS 계정에 ‘희생자를 추모하며 유가족들께 온 마음을 다해 깊은 위로와 애도를 표합니다’라는 추념 글을 게시했다.
KIA 타이거즈 타자 김선빈은 SNS에 A씨에 대해 “나의 듬직한 동료이자 믿고 의지할 수 있었던 형”이라며 “같이 캠핑 떠나 고기도 먹고 아이들끼리 야구를 하기로 했던 약속 무기한 미루게 돼 너무 슬프네. 다음 생애가 있다면 그때도 좋은 인연으로 만나 못다한 약속 꼭 지키자”고 추모했다.
광주 테생 타이거즈 출신 선수인 김병현도 SNS를 통해 “형이 더 잘해주지 못해서 미안하다. 이제는 야구 그만 보고 사랑하는 와이프랑 토끼 같은 자식이랑 그곳에서 부디 행복하길 바란다”고 애도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