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오는 20일 취임을 앞두고 장관 후보자들의 국회 인준을 강조하며 공화당 집안 단속에 나섰다. 국방장관 후보자 등 일부 내각 후보자의 인준에 가시밭길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민주당과 전선을 그으며 당 내부 결속에 나선 것으로 해석된다.
트럼프 당선인은 지난 31일(현지시간)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에서 “우리는 (11월 대선과 의회 선거에서) 압도적 승리를 했고, 미국민으로부터 권한을 위임받았다”며 “상원 민주당 의원들은 우리의 위대한 지명자 중 많은 이들의 인준 절차를 부적절하게 정체시키고 지연하려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들(민주당)은 모든 종류의 속임수를 곧 시도하기 시작할 것이다. 공화당원들은 그것을 내버려 두어서는 안 된다”며 “우리는 나라를 경영해야 하고, 해결해야 할 많은 중대 문제를 안고 있으며, 그 문제들은 주로 민주당원들이 만든 것”이라고 덧붙였다. 트럼프는 “공화당원들이여, 똑똑하고 강인해져라”라고 주문했다.
트럼프가 언급한 ‘위대한 지명자’ 중에는 자질 논란에 휘말린 장관 후보자들이 일부 포함돼 있다. 특히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 후보자는 성폭력 의혹과 경력 부족 논란에 시달려왔다. 헤그세스 후보자 청문회는 오는 14일 실시되는데, 공화당 내부에서도 그가 군을 통솔할 적절한 인사인지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이밖에 로버트 케네디 주니어 보건복지장관 후보자는 백신에 대한 불신 논란으로, 털시 개버드 국가정보국 후보자는 친(親) 러시아 발언 등으로 민주당으로 부적격 후보자라는 비판을 받았다. 공화당은 119대 의회에서 상원 의석은 전체 100석 중 53석을 확보한 상태다. 공화당이 과반을 차지하고 있지만, 소속 의원 중 4명이 이탈하게 될 경우 인준이 부결된다.
다만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 후보자, 엘리스 스터파닉 유엔 주재 미국 대사 후보자 등은 공화 민주 양당에서 초당적 지지를 받을 가능성이 크다고 의회 전문매체 더힐이 전망했다.
트럼프는 전날에도 공화당 강경파로부터 비판을 받고 있는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에 대한 지지 의사를 밝히며 당의 단합을 요청한 바 있다. 존슨 의장은 3일 하원의장 선출 투표에서 연임 여부가 결정된다.
트럼프 측은 입각 후보자들의 입단속에도 나섰다. 뉴욕포스트는 수지 와일스 대통령 당선인 비서실장이 장관 후보자 등에게 백악관 법률고문으로 내정된 데이비드 워링턴의 승인을 받지 않은 상태에서 소셜미디어에 글을 올리는 것을 자제하라는 공문을 보냈다고 보도했다.
와일스는 공문에서 “이전에도 강조했지만, 차기 행정부나 인수팀 누구도 미국이나 대통령 당선인을 대신 발언할 수 없다”며 “따라서 모든 지명자는 법률고문 사전 승인 없이 공개적으로 소셜미디어에 글을 올리는 것을 자제해야 한다”고 요청했다. 실제로 민주당의 공세가 예상되는 트럼프 2기 장관 후보자들은 지명 발표 이후 소셜미디어 사용을 자제하고 있다.
워싱턴=임성수 특파원 joyls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