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2기 ‘문 앞’에 자리 잡은 일론 머스크

입력 2025-01-01 00:03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퍼스트 버디‘이자 차기 정부 실세로 떠오른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트럼프 당선인의 사저인 플로리다주 마러라고 리조트에 거주하면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3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NYT는 ‘머스크는 어떻게 문자 그대로 트럼프 문 앞에 자리 잡았나(How Elon Musk Has Planted Himself Almost Literally at Trump’s Doorstep)’란 제목의 기사에서 머스크가 지난달 5일 대선 전부터 마러라고 내 별장 시설인 ‘반얀’에 머무르며 트럼프와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전했다.

반얀은 트럼프 당선인이 체류하고 있는 본채에서 불과 수백 피트 떨어진 곳에 위치해 있다. 머스크는 최소 자녀 2명과 그들의 보모 그리고 한 자녀의 어머니이자 머스크 회사 뉴럴링크 임원인 시본 질리스와 함께 지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마러라고 관계자들에 따르면 머스크는 주방 운영 시간 외에도 식사를 요청하는 등 특별 대우를 받고 있다. 반얀의 1박 요금은 최소 2000달러에 이르며 머스크가 이를 지불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머스크는 마러라고에 체류하며 트럼프 당선인과 저녁 식사를 함께하거나 정책 및 인사 회의에 참여하는 등 차기 행정부의 주요 현안에 깊숙이 관여하고 있다고 NYT는 평가했다.

실제로 머스크는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CEO와의 만찬에 동석했으며, 외국 정상들과의 전화 통화에도 배석하는 등 다양한 정책 및 외교 현안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또한, 머스크의 직원들 역시 트럼프 당선인의 인수위원회에서 행정부 고위직 후보자 검토 및 면접을 진행하는 등 핵심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고 NYT는 전했다.

머스크는 크리스마스 직전 반얀을 떠났지만 며칠 내로 복귀할 것으로 예상된다. 트럼프 당선인은 지난 27일 트루스소셜에서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 빌 게이츠가 자신에게 면담을 요청했다는 사실을 거론하면서 “어디에 있느냐. 언제 ‘우주의 중심’인 마러라고에 오느냐. 우리는 당신과 ‘엑스’가 보고 싶다”고 말해 머스크에 대한 친밀감을 드러냈다.

NYT는 머스크가 차기 행정부에서 계속 영향력을 행사할 가능성이 높지만, 대통령 취임식 이후에는 마러라고처럼 자유로운 접근이 어려워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백악관의 출입 절차는 마러라고와 달리 엄격하기 때문이다.

최민우 기자 cmwoo1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