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위일체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새해를 열어주셨습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이 희망의 근원입니다.” 한국기독교목회자협의회(한목협, 대표회장 지형은)가 2025년 신년사를 발표했다.
한목협은 교회를 향해 “성경 말씀으로 본질을 회복하고 모든 영역에서 선교 사명에 헌신하자”며 “건강한 민주주의 가치와 신앙 양심으로 살아가자”고 당부했다. 이어 “교회와 그리스도인이 성경의 가르침을 제대로 알지 못했고 그래서 신앙인답게 살지 못했다”며 “오늘날 한국 사회의 상황에서 우리 죄가 크다”고도 했다.
12·3 계엄사태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한목협은 “법치와 민주주의가 바로 서길 바란다”며 “국회와 공직자, 사법기관은 사회 안정과 정의를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또 “극우적 편향에서 벗어나 법치의 가치를 세우는 데 힘써야 한다”고 당부했다.
무안공항 참사에 대한 언급도 잊지 않았다. 한목협은 희생자들에 대한 애도를 표하고 “이 어려움을 극복하는 일에 마음을 다해 동참하겠다”고 밝혔다.
한목협은 끝으로 “교회가 말씀에 근거하여 갱신하고 이로써 교회의 일치와 사회의 화합을 이루어가며 어렵고 소외된 이웃을 섬기는 일에 최선을 다하자”고 강조했다.
다음은 신년사 전문.
<헌신과 희망과 큰 용기로 걸어갑시다>
삼위일체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2025년을 열어주셨습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이 희망의 근원입니다. 인류는 21세기의 사분의 일을 지나며 문명사적 전환기를 걷고 있습니다. 오늘날의 세계에 하나님께서 주시는 은혜와 평안이 넉넉하기를 간절한 마음으로 기도합니다.
우리 사회는 지난해 발생한 12.3쿠데타를 해결하는 과정에 있습니다. 하나님께서 십자가 사건에서 인류에게 하나님 나라의 특별계시와 일반계시를 보이셨습니다. 그 뜻이 우리나라에 힘 있게 작동하기를 빕니다. 일반계시의 가치인 법치의 민주주의가 바로 서기를 바랍니다.
교회는 하나님의 백성이요, 그리스도의 몸이요, 성령의 피조물입니다. 공교회가 성경 말씀으로 돌아가 본질을 회복하고 온 삶으로 사회의 모든 영역에서 선교의 사명에 헌신합시다. 그리스도인이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건강한 민주주의의 가치와 신앙의 양심으로 살아갑시다.
한국 교회가 먼저 자신의 죄를 회개합니다. 성경의 신앙 선진들은 조상들이 저지른 죄까지 오늘 나의 죄로 인식하고 회개했습니다. 교회와 그리스도인이 성경의 가르침을 제대로 알지 못했고, 그래서 신앙인답게 살지 못했습니다. 오늘날 한국 사회의 상황에서 우리 죄가 큽니다.
올해 되도록 속히 12.3내란이 엄정하게 법에 따라 정리되고 사회가 안정되어야 합니다. 이 일에 직접 나서야 하는 국회와 정치인, 공직자들, 사법기관들이 최선을 다해야 합니다. 국민들이 극우적 편향에서 벗어나 법치의 가치를 세우는 데 힘써야 합니다. 법치는 삶의 터전입니다.
세계에 전쟁과 내전과 현상의 급격한 변화가 여전합니다. 우크라이나와 중동의 전쟁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시리아에서 내전은 끝났지만 민주적인 정착 과정이 쉽지 않을 것입니다. 미얀마 내전이 아직 진행 중입니다. 유럽 각국과 미국 등 서구의 상황이 급격하게 변하고 있습니다.
한반도를 중심한 동아시아의 상황이 불안합니다. 남북의 분단 상황을 끌어안고 사는 우리나라가 조속히 안정되어야 합니다. 오늘날의 세계에서 우리나라가 건강한 민주주의적 가치를 토대로 국제 사회에서 건강한 영향력을 발휘해야 합니다. 교회가 이를 위한 가치를 제시해야 합니다.
바로 엊그제 엄청난 재난이 발생했습니다. 무안공항에서 발생한 여객기 참사로 179명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깊은 슬픔을 안고 애도를 표합니다. 유가족들에게 무어라 위로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우리 사회가 힘을 다해 이 어려움을 극복하는 일에 마음을 다해 동참하겠습니다.
기독교의 희망은 본질적으로 상황(Context)이 아니라 근원(Urtext), 곧 계시의 말씀에 뿌리를 내리고 있습니다. 성경의 예언자들과 이천 년 기독교의 지도자들은 암울한 시대에도 하나님 말씀에서 나오는 근원적 희망을 바라보았습니다. 한국 교회가 다시금 이 자리로 돌아가야 합니다.
교회가 말씀에 근거하여 갱신하고, 이로써 교회의 일치와 사회의 화합을 이루어가며, 어렵고 소외된 이웃을 섬기는 일에 최선을 다합시다. 갱신을 중심한 일치와 섬김이 우리가 걸어갈 길입니다. 현실을 직시하며 헌신하고, 위에서 오는 희망을 믿고 큰 용기를 갖고 새해를 걸어갑시다.
-주후 2025년 1월 1일, 한국기독교목회자협의회 대표회장 지형은
손동준 기자 sd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