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정 에너지원’ 그린수소를 잡아라…대기업들 경쟁

입력 2025-01-01 10:00
생성형 AI로 만든 그린수소 이미지

국내 주요 대기업들이 그린수소 기술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그린수소는 재생에너지를 활용해 물을 전기분해해 생산하는 수소로, 생산 과정에서 온실가스를 배출하지 않아 ‘궁극의 청정 에너지원’으로 불린다. 정부와 기업들은 그린수소를 탄소중립 실현의 핵심 열쇠로 본다.

수소에너지는 생산 방식에 따라 그레이수소, 블루수소, 그린수소로 구분된다. 그레이수소는 주로 천연가스 같은 화석연료를 이용해 생산되며, 이 과정에서 상당량의 이산화탄소가 배출된다. 블루수소는 동일한 방식으로 생산되지만, 이산화탄소를 포집·저장(CCS) 기술로 처리해 배출량을 줄인다. 그린수소는 태양광·풍력 등 재생에너지를 활용해 물을 전기분해해 얻어진다. 물에 전류를 흘려 전기분해로 수소와 산소를 분리하는 과정에서는 이산화탄소 배출이 없기 때문에 가장 친환경적인 수소로 평가받는다.


그린수소는 환경에 미치는 영향이 적기 때문에 국내 대기업들 또한 2050년 탄소중립 목표를 앞두고 관련 기술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포스코는 2050년까지 연간 500만t의 수소 생산과 30조원의 매출을 목표로 설정하고, 그린수소 기반 수소환원제철 기술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포스코홀딩스는 2023년 12월 호주에서 연간 2만~4만t 규모의 그린수소 생산 사업을 위한 사전타당성 조사에 착수했으며, 2028년부터 상업 생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한화솔루션은 중앙연구소 내 수소기술연구센터를 통해 전력 소모가 많은 기존 수전해 기술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한 연구를 진행 중이다. 또한 강원도청과 함께 강원 평창에 ‘수전해 기반 수소생산기지’를 구축하고 있다. 이는 국내 그린수소 대량 생산 실증사업의 일환이다. 한화솔루션 관계자는 1일 “현재 토목 공사가 진행 중이며 내년 4월 설비 시설 구축을 거쳐 3분기 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전했다

LG그룹은 지난해 11월 ‘LG 넷제로 특별 보고서’를 통해 2023년 LG전자, LG화학, LG유플러스 등 주요 7개사가 수소 연료 전환을 위한 생산 공장 건설에 301억 원을 투자했다고 밝혔다. LG화학은 국내 연구개발 조직과 일본 요코하마에 위치한 LG일본연구소에서 수전해 기술 연구에 집중하고 있다.

다만 그린수소를 만드는데 들어가는 높은 비용은 해결해야 할 과제다. 재생에너지의 간헐성과 불안정성 역시 극복해야 할 문제다. 태양광과 풍력 발전은 출력 변동이 커 안정적인 수전해 시스템 운영이 어려운 점이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대규모 에너지 저장 시스템(ESS) 개발이 필수적이다.

재생에너지 업계 관계자는 “그린수소를 생산하는 데 필요한 전력이 ‘100’일 때 실제로 얻어지는 수소가 ‘30’이라면 경제성이 없는 것”이라며 “기업들은 수전해 과정에서 사용하는 촉매나 분리막을 더 저렴하고 내구성 있게 만드 기술 개발에 매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백재연 기자 energ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