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항공 참사로 주인 잃은 푸딩이… 하염없는 기다림

입력 2024-12-31 17:13
전남 영광군의 배모씨 집 앞에서 가족을 기다리는 푸딩이의 뒷모습. TV조선 보도 캡처

무안 제주항공 참사로 일가족 9명이 참변을 당하면서 이 가족이 키우던 반려견만 홀로 남아 이웃 주민들의 안타까움을 사고 있다. 반려견은 돌아오지 않는 가족을 하염없이 기다리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전남 영광에 거주하는 배모씨 가족은 배씨의 팔순을 맞아 다 함께 해외여행을 떠났다. 배씨의 생애 첫 해외여행이었다. 여행엔 배씨 부부와 첫째 딸 부부, 손녀, 둘째 딸 등 3대에 걸쳐 일가족 9명이 함께했다.

무안 제주항공 참사로 가족을 잃은 푸딩이. TV조선 보도 캡처

하지만 이들은 여행에서 돌아오지 못했다. 가족이 떠난 텅 빈 집에는 다섯 살 손녀가 키우던 반려견 푸딩이만 남아 하염없이 가족을 기다렸다. 마을에 들어오는 차를 연신 쳐다보며 기다리는 뒷모습이 애처로워 주민들이 데려가려고도 했다. 하지만 푸딩이는 집을 떠나지 못했다. 주민들은 가족을 잃은 푸딩이를 안타까워하며 밥을 챙겨주기도 했다.

일정상 여행에 함께하지 못한 둘째 사위는 비보를 듣고 무안공항으로 달려간 것으로 알려졌다. 그 역시 충격이 커서 미처 푸딩이를 챙길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

사고 사흘째인 31일 전남 무안군 현경면 종합스포츠파크에 마련된 합동분향소에는 추모객의 발길이 이어졌다. 희생자 179명의 이름이 적힌 위패가 20여m 길이의 헌화대를 따라 놓였고, 위패 앞에는 추모객들이 놓은 국화가 쌓였다.

최예슬 기자 smar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