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안 제주항공 참사를 수습하는 국토교통부가 31일 기준 희생자 179명 중 174명의 신원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은 이날 오전 무안국제공항에서 열린 유가족 대표단과 정부의 합동 브리핑에서 “희생자 179명 중 4명은 전날 시신을 확인해서 인도해 갔다. 175명은 이날 새벽 냉동고에 시신 안치를 완료했다”며 “사태 수습을 위해 소방과 경찰 그리고 관계당국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다소간 혼란이 있었다. 송구하다”고 말했다.
지문 대조를 통해 신원 확인이 어려웠던 희생자 32명 중 27명이 DNA 대조를 통해 신원확인이 완료됐다. 나머지 희생자 5명은 경찰의 추가 DNA 채취와 정밀 검사를 통해 이르면 이날 중 신원이 마저 확인될 예정이다.
경찰은 시신 수습 절차를 최대한 빨리 진행하겠다는 입장이다. 나원오 전남경찰청 수사부장은 “저희들이 약속했던 것보다 신원확인이 늦어진 점 사과드린다”며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원장과 통화를 해서 빠르면 오늘 3일까지 시신편 606개에 대한 DNA분석 결과를 보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답변을 들었다”고 말했다. 시신 수습이 완료되면 오는 6일부터 모든 시신의 인도절차를 시작할 예정이다.
현장에서는 DNA 검사 등을 통해 신원 확인을 하는 과정에서 이름이 누락되는 등 일부 혼선이 빚어졌다. 한 유족은 “어머니와 남편 그리고 8살 아이를 잃었는데, 아직도 아이 신원 확인이 안 되고 있다”며 “DNA 확인을 해야 하는 32명의 신원 미확인 명단에도, 오늘 확인된 10명의 명단에도, 확인이 안됐다는 5명의 명단에도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유족은 “아버지와 어머니를 잃었다. 아버지는 확인이 됐는데, 어머니가 확인이 안 된다”고 했다. 유족들은 정부 당국에 보다 정확한 정보를 제공해달라고 요구했다.
국토부는 이날 희생자 28명에 대한 추가 시신 인도 절차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유가족들이 직접 시신 상태를 확인한 뒤 시신 인도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다만 시신편에 대한 DNA 분석 완료 전에 인도받으면 향후 고인의 시신 일부가 누락될 가능성이 있다. 이 때문에 관련 동의절차를 거쳐 시신 인도를 진행하기로 했다. 추후 인도받은 시신의 일부가 확인될 경우 유가족의 결정에 따라 추가 인도 절차를 거치거나 정부 합동 위령제에서 함께 장례를 치르게 된다.
무안=김용현 윤예솔 기자 fac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