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무안 제주항공 참사로 인해 광주지역의 한 치과의사도 참변을 당했다는 소식이 알려져 환자들이 잇달아 애도를 표했다. 환자들은 “원장님이 항상 아이들을 예뻐했으며 성심성의껏 진료에 임해 항상 인기가 많았던 치과”라고 입을 모았다. 일부 동료 의사들은 이 치과에서 진료받던 환자들의 진료를 이어가겠다고 나섰다.
지난 30일 온라인상에는 이번 참사로 희생된 A원장의 부고 소식이 공유됐다. 병원 건물 승강기에는 ‘저희 XX치과 원장님께서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로 인한 부고로 진료를 중단합니다’라는 안내문이 붙어 있었다.
이 치과에서 아이들 치료를 받았다는 A씨는 “과잉진료도 안 하시고 애들을 예뻐해 주셔서 환자가 붐비던 곳이다. 그동안 감사했다. 저희 아이들도 소식을 듣고 너무 슬퍼하고 있다”며 “그곳에서는 편하게 쉬셨으면 좋겠다”고 애도했다.
다른 환자들도 해당 치과의 네이버 리뷰를 통해 슬픔과 안타까움을 표했다. “항상 친절했던 선생님을 잊지 않겠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빈다” “저희 아이가 치과를 무서워했는데 원장님 덕분에 용감한 아이가 됐고 치료도 잘 참는 멋쟁이가 됐다. 너무 감사했다” 등의 글이 이어졌다.
온 가족이 10년간 이 치과에 다녔다는 한 환자는 “마지막까지도 환자를 생각하며 본인 몸을 돌보지 않던 선생님의 모습을, 그 진심을 받았던 저희의 마음을 전하고 싶었는데”라며 “감히 말하지만 세상에 몇 안 되는, 존경스럽고 멋진 어른이었고 본보기가 되는 의사셨다”고 글을 남겼다.
일부 동료 의사들은 이 치과에서 진료받던 환자들을 위해 치료를 마무리해주겠다고 나섰다. 이 지역의 한 치과 대표원장인 B씨는 “(A원장님과) 개인적인 친분이 있지 않았지만 원장님이 얼마나 헌신적으로 환자분들과 아이들을 위해 사셨는지 누구보다 잘 알기에 XX치과에서 기존에 다니시던 교정 환자분들, 임플란트를 진행 중이셨던 분들에게 할 수 있는 한 저희 치과에서 마무리해드리려고 한다”며 “원장님에 비하면 부족하겠지만 제가 할 수 있는 일이 이것뿐이라 생각하기에 먼저 연락드려서 나서게 됐다”고 밝혔다.
또 다른 치과에서 근무 중인 C원장도 “XX치과에서 진료를 받으시던 분들을 성심껏 진료해드리겠다. 비보를 전해듣고 일천한 실력이지만 저희가 해드릴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라고 생각하고 돕겠다”고 뜻을 전했다.
최예슬 기자 smar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