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지역 기업들이 경기를 비관적으로 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비상계엄과 탄핵 정국에 무안 제주항공 참사까지 잇따른 각종 악재로 국내 경제상황에 대한 불확실성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31일 한국은행 대구경북본부에 따르면 12월 지역 제조업체의 기업심리지수(CBSI)는 93.3으로 지난 11월에 비해 1.8포인트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음 달 전망지수도 95로 전달에 비해 0.8포인트 떨어졌다.
비제조업 CBSI는 95.6으로 전달에 비해 0.8포인트 떨어졌고 다음 달 전망지수도 81.4로 전달에 비해 12.1포인트 하락했다. CBSI가 100보다 크면 장기평균(2003∼2023년)보다 낙관적이라는 의미고 100보다 작으면 비관적이라는 뜻이다.
제조업체는 불확실한 경제상황(27.4%), 내수부진(24.6%), 수출부진(10.7%) 등을 경영의 걸림돌로 꼽았다. 비제조업체도 내수부진(30.1%), 인력난·인건비상승(22.8%), 불확실한 경제상황(16.0%) 등을 이유로 생각했다.
이번 조사는 지난 3∼19일 대구·경북지역 568개 표본업체 가운데 430개 업체(대구 202곳, 경북 228곳)를 대상으로 실시했다.
대구상공회의소가 조사한 자료에서도 지역 기업들의 불안감이 드러난다. 지역 기업 225곳을 대상으로 조사한 ‘2024년 실적 및 2025년 전망’에 따르면 응답 기업의 73.3%가 올해 사업 실적 목표 달성에 비관적이었다. 당초 계획보다 축소했다는 응답이 52.4%로 가장 높았고 이어서 계획대로 완료(28.9%), 철회(12.0%), 확대(6.7%) 순으로 나타났다.
2025년에도 업황이 부진할 것이라는 전망(46.7%)이 개선될 것이라는 전망(17.7%)보다 높았다. 업종별로는 건설업(57.5%), 금속가공(57.1%), 자동차부품(54.9%) 순으로 부진 의견이 우세했다.
이에 기업들은 내년 경영전략을 성장(17.3%)보다는 안정(48.9%)과 긴축(33.8%) 방향으로 취할 것이라고 답했다. 경영 활성화를 위한 과제(복수응답)로 물가 관리 등을 통한 소비 촉진 유도(55.1%)와 금리 정상화를 비롯한 기업 금융 지원(49.3%), 인력(인재) 확보를 위한 정부 지원(34.2%) 등을 꼽았다.
대구=최일영 기자 mc10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