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루살렘 감람산에서 1700년 된 희귀한 석유 램프 발견

입력 2024-12-31 12:32
예루살렘 동쪽 감람산(올리브산) 근처에서 진행된 발굴 작업 중 발겨된 4세기 희귀 도자기 석유 램프

이스라엘 문화재 관리국(Israel Antiquities Authority, IAA)은 예루살렘 동쪽 감람산(올리브산) 근처에서 진행된 발굴 작업 중 4세기 희귀 도자기 석유 램프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이 램프는 몇 달 전 고고학자들에 의해 손상되지 않은 상태로 발굴됐며 지난 26일 처음으로 대중에게 공개됐다.

이스라엘 타임스에 따르면 고고학자들의 조사 결과 이 램프는 약 1700년 전 로마 시대 말기에 제작된 것으로 확인됐다. 램프는 예루살렘의 유대교 제2성전(성경 속 스룹바벨 성전)에서 거행된 예배와 관련된 이미지로 장식돼 있다. 유대교의 상징인 일곱 개의 촛대를 뜻하는 메노라와 성전 사제들이 제물을 바칠 때 사용했던 향삽 그리고 초막절 기간에 사용된 대추야자 잎인 루라브가 그려져 있다.

IAA의 연구 고고학자인 벤자민 스토르찬은 “이 램프는 섬세하고 복잡하게 조각된 석회암 틀을 사용해 두 부분으로 제작된 것으로 보이며 그 안에 점토를 넣어 형상을 만든 것으로 추정된다”며 “이후 두 부분을 결합해 구워내는 과정을 통해 ‘세련된 디자인’이 가능했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램프의 주둥이와 어깨 부분은 기하학적 디자인으로 장식됐으며 중앙에는 삼각대 받침대 위에 있는 7개 가지의 메노라가 정교하게 새겨져 있다. 이는 조명 용기로 성전 메노라에 불을 붙이는 느낌을 불러일으킨다. 이런 장식이 램프를 매우 희귀한 유물로 만들어줬다”고 덧붙였다.

발굴 책임자인 마이클 체르닌은 “제2성전은 기원후 70년에 파괴됐다. 이후 로마 황제 하드리아누스가 기원후 135년에 시몬 바르 코크바 반란을 진압하면서 유대인들은 예루살렘에서 추방당했다”며 “이번에 발견된 올리브산 램프는 3세기에서 5세기 사이에 예루살렘 주변에 유대인이 존재했다는 몇 안 되는 물질적 흔적 중 하나로 매우 놀라운 발견이다”고 전했다.

IAA는 이번에 발굴된 희귀한 도자기 석유 램프를 유대교 명절인 하누카 기간 동안 대중에게 공개하고 있다. 하누카는 유대인들이 어둠을 극복하고 빛을 되찾은 의미를 담고 있는 축제로 램프는 예루살렘에 위치한 이스라엘 고고학을 위한 ‘제이 앤 지니 쇼텐스타인’ 국립 캠퍼스에서 전시되고 있다.

박효진 기자 imher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