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위기 몰린 존슨 하원의장 향해 “훌륭한 사람, 전폭 지지”

입력 2024-12-31 04:03
마이크 존슨 미국 하원의장.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공화당 강경파의 공세로 위기에 몰린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에 대한 신임 의사를 밝혔다. 존슨 하원의장은 오는 3일 출범하는 제119대 의회에서 연임에 도전하는데, 공화당 강경파는 그가 민주당에 유화적이라며 비난해왔다.

트럼프는 30일(현지시간)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에서 “존슨 하원의장은 훌륭하고 열심히 일하는 종교적인 사람”이라며 “미국 국민은 지난 행정부의 모든 파괴적 정책으로부터 즉각적인 구제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마이크는 나의 완전하고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고 덧붙였다.

트럼프는 존슨 의장 주도로 양당이 합의한 임시예산안에 대해 민주당에만 유리하다며 비판한 바 있다. 그러면서 연방정부 부채 한도 증액까지 포함된 새로운 협상을 요구했다. 결국 해당 예산안은 무산됐고, 연방정부 ‘셧다운’ 위기 속에서 새로운 예산안을 겨우 통과시켰다. 하지만 트럼프가 요구했던 부채 한도 증액은 무산됐다. 이후 트럼프 진영에서는 존슨 의장 대신 새로운 의장 후보를 찾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공화당 강경파들도 존슨 의장을 비난하는 상황에서 트럼프가 신임 의사를 밝힌 것이다.

미국 하원은 3일 하원의장 선출 투표를 한다. 전체 의석 435석의 과반인 218표가 필요하다. 공화당은 219석을 차지했는데, 당 내부 강경파 중 극소수라도 존슨 의장을 비토할 경우 연임이 어려워진다.

트럼프의 지지에도 존슨 의장이 연임할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한다. 현재 공화당에서는 6~7명 정도가 여전히 존슨 의장 연임에 반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CNN은 “켄터키주 공화당 의원들은 트럼프의 지지가 (존슨 의장에 반대하는) 자신들의 입장을 바꾸지는 않는다고 말했다”며 “존슨 의장의 측근들은 아직 지지 의사를 밝히지 않은 의원들을 주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존슨 의장이 연임에 실패할 경우 오는 20일 트럼프 취임식을 앞두고 공화당 내 혼란이 이어질 수 있다.

공화당 소속 하원의장은 최근 강경파들의 공세에 시달리는 처지다. 케빈 매카시 전 의장도 지난해 1월 강경파 의원들의 반발로 15차례 투표를 거쳐 겨우 선출됐다. 그마저도 공화당 강경파가 주도한 해임 탓에 9개월 만에 물러났다.

워싱턴=임성수 특파원 joyls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