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항공 참사 우리 소행” 이메일…일본 IP ‘단골 협박범’ 추정

입력 2024-12-30 18:11 수정 2024-12-30 18:32
30일 전남 무안군 무안국제공항 활주로에 전날 동체 착륙을 시도하다 충돌 후 폭발한 제주항공 여객기의 흔적과 잔해가 남아 있다. 연합뉴스

무안 제주항공 참사가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주장하는 협박 메일이 발송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경찰은 비슷한 사회적 이슈가 있을 때마다 엉터리 메일을 보내는 ‘단골 협박범’의 범행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30일 경찰에 따르면 법무부의 한 직원은 이날 오전 8시50분쯤 ‘제주항공 참사는 자신들의 소행이라는 내용의 이메일을 받았다’며 경찰에 신고했다. 메일에는 오는 31일 밤 한국 도심 여러 곳에 고성능 폭탄을 터뜨릴 것이라는 내용도 함께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어와 영어 등으로 작성된 해당 메일은 ‘가라사와 다카히로’라는 이름으로 발송됐다. 해당 이름은 지난해 8월 서울시청과 대법원 등 국내 공공시설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등을 대상으로 테러를 예고했던 일본발 협박 메일에서도 사용된 바 있다.

실제 이름이 ‘가라사와 다카히로’인 한 변호사는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내 이름이 허락 없 이용되고 있는 것 같다. 일본에서는 이런 종류의 범죄를 단속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고 일부 극단주의자들이 범죄를 저지르고 있다”고 토로하기도 했었다.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이번에 신고가 접수된 이메일이 동일범의 소행일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기존 사건들과 병합 수사 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수년 전부터 협박성 이메일을 대량 발송한 사람이 또다시 비슷한 일을 벌인 것으로 추정된다”며 “그동안 일본 IP를 사용한 탓에 일본 수사 당국과 공조 수사를 벌이기도 했지만 큰 진전이 없었다”고 전했다.

정신영 기자 spiri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