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둥! 둥! 둥!”
한 개척교회 목회자가 아이패드를 악기 삼아 현란한 손놀림으로 선보인 드럼 연주가 소셜미디어에서 화제다. 강대상 앞에서 드럼 악보에 맞춰 손가락을 정교하게 움직이며 연주를 이어가는 동시에 찬양까지 부르는 개척 목회자의 열정적인 모습에 네티즌들은 “주님께 드리는 가장 멋진 연주”라며 감탄을 쏟아냈다.
인스타그램 숏츠 영상 조회수 110만을 기록한 이 영상의 주인공은 대구영광교회를 시무하고 있는 김종국(41) 목사이다.
최근 김 목사는 국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찬양으로 섬겨주시던 성도님이 교회를 떠나면서 제가 직접 찬양 인도를 맡아야 하는 상황이 됐다. 교회에 전자드럼은 있지만 연주할 봉사자가 없어 대학교 시절 배웠던 드럼 경험을 살려 아이패드 애플리케이션으로 기본 리듬을 연습해 연주를 시도하게 됐는데 이렇게 많은 관심을 받게 될 줄은 몰랐다”고 전했다.
2018년 세워진 대구영광교회는 대구 평리동에 자리하고 있다. 김 목사는 “평리동은 최근 재정비 촉진 사업을 통해 인프라가 갖춰진 도시로 변모하고 있지만, 여전히 교회의 돌봄이 필요한 어려운 이웃들이 많은 곳”이라고 설명했다.
교회는 이 지역에서도 가장 저렴한 상가를 임대해 세워졌다. 현재 출석하는 성도는 약 20여 명으로 대부분이 60대 후반에서 80대에 이르는 고령층이다. 김 목사는 홀로 드럼을 치며 찬양을 인도하고 설교까지 도맡고 있다. 고군분투하는 그의 모습은 개척교회의 어려운 현실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그는 “여느 개척교회가 다 그렇듯 성도 한 명 한 명의 역할과 헌신이 크다 보니 부담을 느끼는 것 같다”며 “함께할 동역자가 없는 것이 가장 힘들다”고 토로했다. 이어 “비록 환경은 열악하지만, 성도들과 예배를 드리고 교제하는 가운데 위로받고 회복되는 모습을 볼 때마다 큰 기쁨을 느낀다. 성도들이 복음 안에서 더욱 행복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그의 연주는 단순한 감동을 넘어 작은 교회에 새로운 희망을 전하는 메신저로 자리 잡고 있다. 영상을 본 개척교회 목회자와 성도들은 “우리도 한 번 해보자”는 반응과 함께 드럼 반주법 영상을 공유해달라는 요청이 이어지고 있다. 교회와 거리를 뒀던 한 가나안 성도는 “목사님의 헌신적인 모습과 연주를 보며 교회에 다시 나가고 싶어졌다”고 말했다.
김 목사는 “개척교회를 섬기며 고민과 어려움 속에서도 헌신하는 분들에게 조금이나마 격려가 되었다니 감사한 마음”이라며 “2025년에는 찬양인도자와 드럼 반주자가 세워지기를, 또 하나님께서 우리교회를 통해 이루실 일들을 기대하며 성도들과 함께 믿음으로 나아가겠다”고 말했다.
박효진 기자 imher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