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업사진 찍기로 했잖아”…친구 잃은 여중생들 울음

입력 2024-12-30 17:21 수정 2024-12-30 17:27
30일 오후 광주 동구 5·18 민주광장에 마련된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희생자 합동분향소에서 한 희생자의 친구들이 눈물을 흘리고 있다. 연합뉴스

“같이 졸업사진 찍기로 했는데….”

무안 제주항공 참사로 세상을 떠난 중학교 3학년 A양의 소꿉친구 5명은 하염없이 눈물만 흘렸다. 졸업사진을 함께 찍자던 말이 “이제 지키지 못할 약속이 됐다”며 애통해했다.

A양의 친구인 여중생 5명은 30일 오후 광주 동구 5·18 민주광장에 마련된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희생자 합동분향소’를 찾아 친구의 마지막 가는 길을 배웅했다. 더는 연락해도 닿지 않는 휴대전화 메시지를 보며 눈물을 뚝뚝 흘리기도 했다.

30일 오후 광주 동구 5·18 민주광장에 마련된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희생자 합동분향소에서 시민들이 추모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참 동안 분향소를 서성이던 이들은 A양과 다른 반이지만 같은 고등학교 진학을 앞둔 죽마고우라고 했다. 두 달 뒤 열리는 졸업식에서 6명이 모여 단체 사진을 함께 찍자는 A양과의 약속을 지킬 수 없게 됐다며 안타까워했다.

친구들은 사고 당일 학교 교사로부터 A양이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을 전해 들었다고 한다. 이들은 이제 보고 싶어도 볼 수 없는 휴대전화 속 A양의 사진을 보며 애달파 했다.

A양의 친구 김모(16)양은 “중학교도 같이 졸업하고 졸업사진도 같이 찍기로 했다”며 “당연하게 생각했던 사소한 일상들이 한순간 무너져 내린 것만 같다”며 울먹였다.

교육부 “초중고생 11명, 영유아 1명 숨져”

30일 전남 무안군 무안종합스포츠파크에 마련된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 합동분향소에서 한 어린이가 헌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전날 벌어진 무안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로 탑승자 181명 가운데 179명이 사망했다. 희생자 중 12명이 미성년자였는데 초중고생은 11명, 미취학아동이 1명이었다.

구연희 교육부 대변인은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정례브리핑에서 “초등학생 4명, 중학생 3명, 고등학생 4명으로 각각 집계됐다”며 “미취학아동은 어린이집에 다니는 2021년생 아이 1명”이라고 전했다.

사고로 희생된 학생들의 거주 지역에 대해서는 “지역별 집계는 나오지 않지만 교육청별로는 전남·전북·광주·세종·경기 등 5곳”이라고 설명했다.

피해 학생이 속한 학교 등에 대한 지원책과 관련해서는 “유가족이나 피해 학생 친구들에게 학사 지원 및 심리치료 등을 할 예정”이라며 “교육부 단독 차원이 아니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와 공조해서 진행할 생각”이라고 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