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최초 국제 콩쿠르 우승자’ 원로 피아니스트 한동일 별세

입력 2024-12-30 16:10
‘한국인 최초 국제 콩쿠르 우승자’ 원로 피아니스트 한동일. 연합뉴스

‘한국인 최초 국제 콩쿠르 우승자’인 원로 피아니스트 한동일 씨가 29일 별세했다. 향년 83세.

1941년 함경남도 함흥에서 태어난 고인은 교회 찬양대 지휘자였던 아버지의 영향으로 네 살 때부터 피아노를 시작했다. 어린 시절 ‘신동’으로 불릴 만큼 두각을 나타냈지만 1950년 6.25 한국전쟁의 여파로 피아노 공부를 중단해야 했다. 하지만 10살 때 주한미군 위문 공연에서 그의 연주를 듣고 감명한 주한미군 사령관의 도움으로 1954년 줄리아드 음악원으로 유학을 떠났다.

고인은 열여섯 살 때인 1956년 카네기홀 데뷔 무대에서 뉴욕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와 협연했고, 1962년 케네디 대통령 초청으로 백악관에서 연주했다. 특히 1965년 권위 있는 레벤트리 국제 콩쿠르에서 우승하며 한국인으로는 처음 국제 음악 콩쿠르에서 우승하는 기록을 남겼다. 미국 인디애나대학, 일리노이주립대, 노스텍사스대학, 보스턴 대학에서 후학을 양성한 고인은 해외 생활 50년 만인 지난 2005년 한국으로 돌아와 울산대와 순천대에서도 교편을 잡았다. 2012년 미국으로 돌아갔다가 2019년 영구 귀국해 울산대와 순천대 석좌교수를 지냈으며 최근까지도 연주 활동을 했다.

빈소는 해외에 있는 유족들을 기다려 내년 1월 1일 신촌 세브란스 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되며, 발인은 1월 3일이다.

장지영 선임기자 jy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