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안 제주항공 참사와 관련해 유명 프랜차이즈 업체 공차의 한 지점 관리자가 아르바이트생들에게 ‘비행기 추락하면 결근 안 생기게 먼저 연락하라’는 취지의 발언을 해 빈축을 샀다. 논란이 커지자 해당 지점 점주와 본사는 즉각 사과문을 발표했다.
공차코리아는 30일 공식 SNS를 통해 “공차 신세계 대구 가맹점에서 발생한 부적절한 발언으로 불편과 상처를 드린 점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이는 공차코리아의 기본 가치와 윤리에 반하는 일이었다. 고객들게 큰 실망을 안겨드린 점에 대해 책임을 통감하고 있다”고 밝혔다.
논란은 전날 해당 지점 아르바이트생이라고 밝힌 A씨가 지점 관리자에게 받은 카카오톡 메시지를 엑스(X·옛 트위터)에 공유하면서 불거졌다.
메시지에는 관리자가 “오늘 비행기 터진 거 봤지? 방학 때 해외 가는 놈(알바생)들 있던데 (비행기) 추락할 일 생기면 아빠 엄마보다 나한테 먼저 ‘알바 구하세요’ 하면서 톡 보내라. 결근 안 생기게”라고 말하는 내용이 담겼다.
A씨는 “이게 지금 아르바이트생한테 할 소리냐. 어른이 창피하지도 않냐”며 “여러분 소비하지 맙시다”고 첨언했다. A씨가 공유한 관리자 공지 내용이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로 퍼 날라지면서 비판 여론은 번졌다. 카카오맵 리뷰 페이지에는 항의 차원에서 ‘1점 별점’이 연이어 달리기도 했다.
공차코리아는 “조사 결과 해당 사건은 가맹점 관리자의 부적절한 개인행동에서 비롯된 것으로 확인됐다”며 “이 사안을 엄중히 검토하고 있으며 관련 직원에 대해 적절한 조치를 진행하고 있다. 이런 일이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내부 관리 체계를 강화하고 개선책을 마련하겠다”고 전했다.
이어 “무안국제공항에서 발생한 안타까운 사고로 소중한 생명을 잃으신 분들과 유가족분들께 깊은 애도의 뜻을 전한다”며 “이번 사고로 상처받으신 모든 분들게 진심으로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고 덧붙였다.
해당 가맹점 점주도 자필 사과문을 냈다. 점주는 “저희 직원의 부적절한 행동으로 많은 분들께 큰 심려를 끼쳐드린 점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이 모든 일은 점주인 저의 관리 소홀에서 비롯된 것으로 깊이 반성한다. 재발 방지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고개를 숙였다.
한편 전날 오전 9시3분쯤 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 181명을 태운 제주항공 여객기가 착륙 중 활주로 외벽에 충돌한 사고가 발생해 179명이 숨지고 2명이 다쳤다. 이번 사고는 국내에서 발생한 항공기 사고 가운데 가장 많은 인명피해를 낸 최악의 참사로 기록됐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