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탄핵 촉구 집회 현장에서 커피 선결제로 마음을 모았던 시민들의 연대 움직임이 무안 제주항공 참사에도 이어졌다.
30일 오전 전남 무안국제공항 2층 4번 게이트 인근에 있는 한 카페에는 ‘봉사자 및 유가족은 아메리카노나 카페라테 드시길 바랍니다. 선결제 되셨어요’라는 안내문이 붙었다.
이 모습을 찍은 사진이 엑스(X·옛 트위터) 등 온라인에 공유돼 이목을 모으기도 했다. “무안공항에서도 따뜻한 마음을 느낄 수 있다” “손글씨를 보는 순간 왈칵 눈물이 났다” “유족분들이 힘내셨으면 좋겠다” 등의 위로와 애도가 이어졌다.
선결제로 유가족에게 위로의 마음을 전한 건 익명의 기부자였다. 해당 카페 점주는 “결제한 사람이 누군지는 모른다”며 “아메리카노 100잔, 카페라테 100잔을 유가족과 봉사자들이 마실 수 있도록 해 달라며 선결제를 해줬다”고 연합뉴스에 전했다.
이따금 카페로 온 유가족들은 안내문을 한참 바라보거나 안내대로 커피를 제공받았다. 카페 이용자가 늘어나면서 ‘선결제 커피’를 주문한 유족은 30분 이상 기다려야 하기도 했지만 상황을 이해한다는 듯 차분히 기다렸다.
키오스크에서 결제한 뒤 음료를 기다리던 한 시민은 “탄핵 집회로 선결제 문화가 자리 잡았는데 이곳에도 있다니 유가족들이 조금이나마 위로받았으면 좋겠다”고 했다.
선결제 이외에도 탑승자 가족을 위한 구호단체 등의 지원이 이어지고 있다. 대한적십자사 광주전남지사는 사고 직후인 전날 오전부터 무안국제공항 1층에 간이부스를 설치해 생수, 담요, 방한용품 등을 유가족들에게 제공했다.
전남자원봉사센터에서 나온 자원봉사자들도 떡국 등 음식을 만들어 제공했고, 무안소방서 의용소방대원 등도 현장 작업자에게 빵, 물, 라면이 담긴 상자를 전달하고 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