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이 29일(현지시간) 별세하자 조 바이든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한목소리로 애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성명을 내고 “오늘 미국과 세계는 비범한 지도자, 정치인, 인도주의자를 잃었다”며 “목적과 의미 있는 삶을 살아갈 방법을 찾는 이라면 원칙과 신앙, 겸손을 겸비한 사람인 지미 카터를 배워야 한다”고 말했다. 바이든은 성명에서 카터를 향해 “위대한 미국인”이라며 “하나님과 국가를 위해 평생을 바친 제39대 미국 대통령”이라고 평가했다.
연말 휴가 중인 바이든은 이날 오후 별도의 생방송 애도 연설에서 “오늘은 슬픈 날이다. (영부인) 질과 저는 소중한 친구를 잃었다”며 “그는 말이 아닌 행동으로 평가되는 삶을 살았다”고 했다.
트럼프 당선인도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지미가 대통령으로서 직면했던 어려움은 미국에 중대한 시점에 닥친 것들이었고 그는 모든 미국인의 삶을 개선하기 위해 온 힘을 다했다. 그 부분에 있어 우리는 모두 그에게 감사의 빚을 졌다”고 밝혔다.
트럼프는 이어 “오직 (전·현직 대통령인) 우리만 역사상 가장 위대한 이 나라를 이끄는 엄청난 책임에 공감할 수 있다”며 “(부인) 멜라니아와 나는 이 어려운 시기에 카터 가족과 그들이 사랑하는 이들에게 따뜻한 마음을 전한다”고 덧붙였다. 트럼프는 별도의 글에서도 “나는 그와 철학, 정치에 관해서는 의견이 매우 달랐지만, 그가 우리나라와 우리나라가 상징하는 모든 것을 진정 사랑했고 존중했다는 사실 또한 깨달았다”며 “그는 또 오벌 오피스(백악관 집무실)를 떠난 뒤 대다수 대통령보다 훨씬 더 큰 영향을 미쳤다”고 평가했다.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도 성명을 내고 “카터 대통령은 하나님과 미국, 인류에 대해 깊고 변함없는 신앙의 인도를 받았다”며 “그는 미국과 전 세계에 품위와 동정심에 힘이 있다는 것을 일깨워줬다”고 했다.
전직 대통령들도 추모 성명을 냈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은 “그는 우리 모두에게 은혜와 존엄, 정의, 봉사의 삶을 산다는 것의 의미를 가르쳐줬다”고 말했다. 오바마는 특히 카터가 인생의 마지막까지 주일학교 교사로 봉사한 점을 거론하며 “(카터가 떠나면서 교회가) 일요일에는 조금 조용해질 것이다. 하지만 카터는 결코 멀리 있지 않을 것”이라고 적었다.
빌 클린턴 전 대통령도 부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과 공동으로 낸 성명에서 “(카터는) 더 낫고 좋은 세상을 위해 지치지 않고 일했다”며 “그는 끝까지 다른 이들을 위해 봉사하는 삶을 살았다”고 적었다.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도 “카터 전 대통령의 유산이 세대를 넘어 미국인에게 영감을 줄 것”이라며 추모했다.
영국 키어 스타머 총리도 소셜미디어 엑스를 통해 공유한 성명에서 “수십 년간 공익을 위해 봉사해온 그에게 경의를 표한다”며 “강한 신앙과 가치관을 원동력 삼아 카터는 국내외에서 사회정의와 인권에 대한 놀라운 헌신으로 대통령직 이후의 시기를 새롭게 정의했다”고 평가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도 “전 생애 동안 지미 카터는 가장 취약한 이들의 권리를 변함없이 지켜온 옹호자였고, 평화를 위해 지치지 않고 싸웠다”고 추모했다.
워싱턴=임성수 특파원 joyls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