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수 들린 채 활주로 중간부터 착지… ‘긴박한 상황’ 왜?

입력 2024-12-30 07:45 수정 2024-12-30 10:17
지난 29일 전남 무안 제주항공 참사 현장에서 구급대원들이 밤늦게까지 구조 활동을 벌이고 있다. 뉴시스

무안국제공항에서 사고가 난 제주항공 여객기가 일반적인 동체 착륙과 달리 기수(머리)가 들린 채 활주로 끝이 아닌 중간부터 착지한 것을 두고 여러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원인 불명의 긴박한 상황이 생겨 시간을 더 끌지 못하고 급히 착륙해야만 했던 것으로 짐작된다.

지난 29일 국토교통부 등에 따르면 방콕발 무안행 제주항공 7C2216편은 이날 오전 8시57분쯤 1차 착륙을 시도하던 중 무안공항 관제탑으로부터 조류 충돌 주의를 받았다. 사고기는 8시59분께 메이데이(조난 신호)를 보낸 뒤 착지하지 않고 고도를 높이는 복행(復行·고 어라운드)을 했다.

한 바퀴를 크게 돌아 원래 활주로(01번)로 진입하는 대신 180도 기수를 돌려 반대 방향 활주로(19번)로 진입했다. 또 비행기 기수가 들린 채로 활주로 초입이 아닌 중간부터 빠른 속도로 착지했다. 1차·2차 착륙 당시 랜딩기어(비행기 바퀴)는 내려오지 않았고, 사고기는 결국 활주로 외벽과 충돌해 불길에 휩싸였다.

전문가들은 조종사가 착륙을 위한 비행 고도를 더 높이거나 랜딩기어 수동 작동을 시도할 새도 없이 긴급하게 착륙할 수밖에 없는 위험이 발생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비행기록장치(FDR)와 조종석 음성기록장치(CVR) 등을 수거해 정확한 사고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최예슬 기자 smar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