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신들 “韓 정치격변 중 사고”… 최상목에 속속 위로전

입력 2024-12-29 20:51 수정 2024-12-29 23:15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이 29일 전남 무안군청 재난안전상황실에서 무안국제공항 여객기 사고와 관련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화상회의를 주재하며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주요 외신은 29일 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 발생한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와 인명피해 현황을 긴급 타전하며 홈페이지 헤드라인으로 비중 있게 다뤘다. 특히 윤석열 대통령과 한덕수 총리의 연이은 탄핵으로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대통령 권한대행을 맡은 한국의 정치적 격변 속에서 대규모 인명피해가 발생한 점을 부각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는 최 권한대행에게 위로전을 보냈다.

중국 CCTV는 “시 주석이 한국 여객기 사고에 대해 최 권한대행에게 위로 전보를 보냈다”고 보도했다. 시 주석은 최 권한대행에게 “귀국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로 중대한 인명피해가 발생한 것을 듣고 놀랐다”며 “삼가 중국 정부와 중국 인민을 대표해 희생자에 깊은 애도의 뜻을 표하고 희생자 가족에 진심 어린 위로를 전하며 부상자가 속히 건강을 되찾기를 기원한다”고 밝혔다.

NHK에 따르면 이시바 총리도 이날 최 권한대행에게 위로전을 발송하고 “귀국의 많은 고귀한 생명을 잃은 데 대해 깊은 슬픔을 느낀다”며 “일본 정부와 국민을 대표해 희생자와 유족들에게 마음으로부터 애도의 뜻을 표하고 부상한 분들의 하루라도 빠른 쾌유를 기원한다”고 말했다.

이번 사고에서 자국민 2명이 사망한 태국의 패통탄 친나왓 총리도 희생자들을 애도했다. 그는 이날 오전 페이스북에 “희생자와 부상자 가족들에게 애도를 표한다”며 “(태국인) 사망자 2명에 대해 대응하고 탑승객 가족에게 연락해 진행 상황을 알리라”고 자국 외교부에 지시했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은 엑스에 “항공기 추락 사고 영상을 보고 가슴이 아팠다. 희생자 가족과 대한민국 전체에 가장 깊은 애도를 표한다”며 “여러분의 파트너로서 유럽은 슬픔의 시기에 함께하겠다”고 밝혔다.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는 엑스에 “한국에서 항공기 추락 사고로 많은 사망자가 발생했다는 끔찍한 소식을 들었다. 유족에게 애도를 표하고 부상자들의 빠른 쾌유를 빈다”고 적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전쟁 중에도 엑스를 통해 “한국 무안공항에서 발생한 사고는 수많은 인명을 앗아갔다. 생명을 잃는 것은 헤아릴 수 없는 비극”이라며 “우크라이나 국민을 대표해 피해자의 유족과 한국 국민, 최 권한대행에게 진심으로 애도를 표한다. 우리는 슬픔을 함께 나누며 한국 국민과 함께할 것”이라고 위로했다.

미국 워싱턴포스트(WP)‧뉴욕타임스(NY)‧AP통신‧CNN, 일본 아사히신문‧마이니치신문, 영국 BBC‧로이터통신, 프랑스 위성방송 프랑스24, 러시아 타스통신, 카타르 알자지라방송 등 세계 주요 언론들은 한국시간으로 이날 오후 7시 현재 홈페이지 헤드라인에 무안공항 여객기 사고를 배치하고 실시간 속보를 전하고 있다.

WP는 “일요일 아침 한국 남부 무안국제공항에 착륙하던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로 탑승자 대부분이 사망했다. 탑승자 중 2명은 구조됐다”며 “최 권한대행은 이날 오후 사고 현장에 도착했다. 최 권한대행은 윤 대통령이 비상계엄령을 선포하고 탄핵을 당한 이후 한국의 최근 정치적 격변을 겪고 있는 인사로, 한 총리에 대한 탄핵이 의회에서 통과된 뒤 대통령 권한대행을 수행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NYT는 “금요일(27일)에 임명된 최 권한대행에게 이번 사고는 첫 시험대”라고 짚었다. NYT는 특히 사고 기종인 미국 항공사 보잉의 737-800기종을 조명하며 “737 맥스의 전신으로 200개 항공사가 보유하고 있다. 이는 세계 항공기의 15%를 차지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NYT에 따르면 세계에서 운항 중인 여객기 2만8000여대 가운데 15%인 4400대가 보잉 737-800이다. 한국에서는 대한항공, 제주항공, 티웨이항공, 진에어, 이스타항공이 이 기종을 운용한다. NYT는 “보잉 737-800은 주로 아시아·유럽·북미에서 인기 있는 기종”이라고 설명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