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배구 남자부 KB손해보험이 올해 마지막 경기에서 대한항공을 꺾고 4연승을 내달렸다. KB손해보험이 대한항공에 승리를 거둔 건 지난 시즌을 통틀어 약 1년 만이다.
KB손해보험은 29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2024-2025 V리그 대한항공과 3라운드 경기에서 3대 2(15-25, 17-25, 25-17, 25-19, 15-12)로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대한항공을 상대로 거둔 시즌 첫 승리다. 이날 전까지 가장 최근 승리는 올해 1월 9일에 열린 지난 시즌 4라운드 경기였다.
주포 비예나가 31점, 공격성공률 52.94%로 승리의 선봉에 섰다. 나경복(16점), 황경민(12점)도 두 자릿수 득점에 성공하며 뒤를 받쳤다. 1세트와 2세트를 연달아 내주며 궁지에 몰렸으나, 3세트 들어 주도권을 잡은 뒤 풀세트 접전 끝에 대역전극을 완성했다.
KB손해보험은 올 시즌 초반부터 여러 악재를 마주했음에도 선수단끼리 힘을 내 상승세를 이뤘다. 개막 직전 미겔 리베라 감독이 건강상의 이유로 사퇴하며 마틴 블랑코 감독 대행 체제로 시즌을 치르고 있다. 이후 경기장 안전 문제가 불거져 한동안 ‘떠돌이 생활’을 했으며, 최근엔 이사나예 라미레스 대표팀 감독 선임을 고려했다가 불발되는 등 팀 안팎으로 어수선했다.
하지만 각종 악재를 뚫고 직전 시즌 대비 큰 도약을 이뤘다. KB손해보험은 지난 시즌 5승에 그치며 최하위로 포스트 시즌 진출에 실패했다. 올 시즌엔 전반기를 3위(승점 26·9승9패)로 마치며 봄배구 기대감을 높였다. 특히 감독 교체 시도가 무산된 직후였던 19일 삼성화재전부터 4연승을 달리는 저력을 보여줬다. 반등의 주역으로 꼽히는 세터 황택의는 “올 시즌 유독 다사다난했는데 경기력에 영향을 끼치면 안 된다고 생각해서 그때부터 오히려 선수들끼리 잘 뭉치지 않았나 싶다”고 전했다.
반면 대한항공은 홈에서 뼈아픈 역전패를 당했다. 3세트 들어 공격성공률이 급격히 무너진 게 패인이 됐다. 일시 대체 외국인 선수 막심은 24점에 공격성공률 43.9%로 분전했으나 팀 패배를 막지 못했다. 토미 틸리카이넨 대한항공 감독은 “향후 외국인 선수 기용 방향에 대해 아직은 말할 게 없다”며 “올스타 브레이크를 잘 보내고 후반기에는 더 강해져서 돌아오겠다”고 밝혔다.
인천=이누리 기자 nur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