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무안국제공항 항공기 추락 사고로 대규모 사망자가 발생한 가운데 10개월 전 온라인에 게시됐던 한 제주항공 직원의 글이 재조명되고 있다. 이 직원은 당시 안전상 문제를 제기하며 자사 여객기를 “타지 마라”고 했었다.
29일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앱 블라인드에는 10개월 전 쓰인 ‘제주항공 타지 마라’는 제목의 글이 다시 화제가 됐다. 블라인드는 가입할 때 회사 이메일로 인증을 받는다.
제주항공 직원 인증을 받은 글쓴이는 “요즘 툭하면 엔진 결함이다. 언제 떨어질지 모른다”며 “망해가는 XXXX에서 멍청한 사장 하나 잘못 가져와서 정비도, 운항도, 재무도 모든 회사가 개판 됐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요즘 다들 XXX를 비롯한 타 항공사로 탈출하는 분위기”라며 제주항공을 타지 말라고 덧붙였다.
앞서 태국 방콕에서 출발한 제주항공 7C2216편 항공기는 이날 오전 9시7분쯤 착륙을 시도하던 중 추락했다. 탑승객과 승무원 등 181명을 태운 항공기는 활주로 외벽을 충돌하면서 반파됐고 화재가 발생했다.
사고 소식에 온라인상에는 애도의 물결이 이어졌다. 무안공항은 호남 유일의 국제공항이다. 인천국제공항까지 이동이 어려운 어르신이나 가족 단위 여행객의 이용률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 시민은 엑스(X·옛 트위터)에서 “(무안은) 여행사를 통해 가는 전세기인 경우가 많아서 연말에 가족, 친지 모임으로 단체여행을 다녀왔을 가능성이 클 텐데 마음이 너무 아프다”고 전했다.
뉴스 보도로 사고 소식을 접한 일부 시민은 정신적 충격을 호소하기도 했다. 속도를 줄이지 못한 채 활주로를 질주하던 항공기가 외벽을 들이받고 불길에 휩싸이는 장면이 여과 없이 전파를 탔기 때문이다.
당국은 사고 원인을 조사 중이지만 랜딩기어가 내려오지 않으면서 사고가 났다는 추정이 나오고 있다. 사고 당시 영상에서 여객기는 랜딩기어가 내려오지 않은 상태에서 동체 바닥이 활주로에 그대로 닿은 채 약 10초간 활주로를 그대로 직진했다. 랜딩기어 고장은 조류 충돌(버드 스트라이크) 영향으로 추정됐다.
박지훈 기자 lucidfal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