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분양시장에 역대급 한파가 닥칠 전망이다. 전국에서 분양될 예정인 아파트가 15만 가구에도 미치지 못할 것으로 나타났다.
27일 부동산R114에 따르면 2025년 전국 158개 사업장에서 총 14만6130가구가 분양될 예정이다. 이는 조사 이래 분양물량이 가장 저조했던 2010년(17만2670가구)보다 2만6540가구 적은 수준으로, 역대 최저 기록이다.
아직 계획을 확정하지 못한 GS건설, 롯데건설, 에이치디씨현대산업개발 등 일부 건설사의 잔여 물량(약 1만1000가구)을 포함하더라도 전체 물량은 16만 가구에 미치지 못할 것으로 분석됐다.
서울에서는 1000세대 이상 대규모 정비사업으로 분류되는 단지는 래미안원페를라(1097가구) 한 곳에 불과하다. 경기도 역시 고양 원당 더샵 포레나(2601가구), 의왕 고천나 재개발(1913가구) 등 소수 사업장만 계획돼 있다.
올해 아파트 분양시장은 양호한 실적을 냈다. 계획 물량 26만5439가구 중 22만2173가구가 실제 분양에 나서며 분양률 83.7%을 기록했다. 수도권(89%), 광역시(75%), 기타 지방(78%) 등을 중심으로 전반적으로 선방했다.
올해 분양예정 물량의 약 33%(3만6231가구)는 내년으로 이월됐다. 전년(38%)보다는 줄었지만 2022년(17%) 대비 2배 늘었다.
수도권(1만8167가구)과 지방(1만8064가구)의 이월 물량은 비슷한 수준이었으며, 각각 전체 이월 물량의 약 50%를 차지했다. 지방의 이월 비중은 전년(44%)보다 증가했다.
내년 1월(1만6066가구)에 이월 물량이 집중될 것으로 보이며, 이후 4월과 5월의 봄철 분양 성수기에 각각 약 1.1만 가구 수준의 분양이 예정돼 있다. 이후에는 특별한 양상은 보이지 않고 평균 7,000가구 내외의 분양 물량이 공급된다.
올해 서울 분양 물량은 강남 3구(서초·강남·송파)에 집중됐지만 내년에는 동작구, 영등포구, 은평구 등으로 분양이 확대되며 중급지 비중이 늘어날 전망이다.
이태용 부동산R114 책임연구원은 “내년 아파트 분양시장은 정책적, 경제적, 구조적 이슈가 복합적으로 얽힐 것”이라며 “"지방에서는 부산, 충남 등 일부 지역을 제외하고 전반적으로 부진한 성적을 보일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이가현 기자 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