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환 대법관이 6년의 임기를 마치며 “헌법이 부여한 법원 역할을 충실히 수행해달라”고 당부했다.
김 대법관은 27일 대법원에서 열린 퇴임식에서 “국민의 기본권 보장을 위한 최후의 보루로서 법원의 역할과 이에 대한 국민의 믿음은 하루아침에 얻어지는 것이 아니라 헌법 가치에 기반한 공정하고 충실한 재판을 통해 꾸준히 쌓아가야 하는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또 “당사자들이 누려야 할 기본권을 보다 철저하게 보장하는 것이 좋은 재판의 처음이자 마지막”이라고 했다.
대법원에서의 마지막을 회고하며 그는 ‘헌법정신’을 강조했다. “법정은 헌법과 헌법정신이 지배하는 곳”이라며 “지금의 헌법이 탄생하기까지 국민들의 눈물겨운 희생과 헌신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헌법의 기본권 규정 하나하나에 국민들의 간절한 바람이 담겨 있다는 사실을 기억하고 있는 저는 재판을 통해 그 헌법의 의미와 정신이 국민들의 일상적 삶에 녹아들어 구현될 수 있도록 동료 법관들과 지혜와 경험을 나누고 실천하려고 애썼다”고 덧붙였다.
김 대법관은 “법원의 꾸준한 노력과 실천으로 ‘법원은 헌법상 기본권에 근거한 국민의 정당한 주권을 진지하게 경청하는 곳이고, 재판을 통해 국민의 기본권이 확인되고 보장될 가능성이 존재한다’는 보편적 믿음이 국민들 마음속에 더 깊게 자리 잡을 것이라고 믿고 있다”며 “힘든 여건 속에서도 늘 묵묵히 법원이 본연의 역할을 다 할 수 있도록 각자의 자리에서 재판업무 수행에 최선을 다하는 전국의 법관 및 법원 직원들에게 경의와 감사의 말씀을 전한다”고 밝혔다.
문재인정부에서 임명된 김 대법관의 후임으로는 마용주 후보자가 지명됐다. 마 후보자는 전날 국회 인사청문회를 마치고 인사청문 경과보고서가 채택됐다. 국회 재적 의원 과반수가 출석한 본회의에서 과반수 찬성으로 임명동의안이 통과되면 대통령의 임명 절차를 거쳐 신임 대법관이 된다. 대법원은 대통령 권한대행이 대법관을 임명할 수 있다는 의견을 밝히기도 했다.
양한주 기자 1wee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