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카로움 잃어” “새로운 통찰”…‘오겜2’ 엇갈린 외신 평가

입력 2024-12-27 07:51
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게임2'의 한 장면. 넷플릭스 제공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 시즌2가 26일 전 세계에 공개된 가운데 해외 언론의 반응은 엇갈렸다.

미 일간 뉴욕타임스는 이날 ‘오징어 게임이 빨간불을 켰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넷플릭스 히트작의 두 번째 시즌은 더 스타일리시한 살육을 보여 주지만, 이야기는 정체돼 있다”고 비평했다. 이어 “시즌1을 본 사람이라면 이미 봤던 것들을 또 보게 될 것”이라며 “시즌2는 이야기를 이어가면서도 7시간 동안 그것을 확장하는 데는 별 노력을 기울이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또 “게임이 돌아오면서 새로운 반전이 가미된 피 튀기는 광경이 반복되지만, 똑같은 역학 구도 안에서 기쁨보다 고통이 훨씬 더 많다”며 “아마도 그것은 관객들에게는 괜찮을지도 모르지만, 이 시리즈가 단지 잔혹한 살육을 더 많이 보여주는 수단이라면, 우리는 집단으로 (드라마 속에서 게임을 관전하는) ‘VIP’의 저렴한 버전일 뿐일까?”라고 꼬집었다.

영화 전문지 할리우드리포터도 ‘넷플릭스의 한국 히트작이 그 날카로움(edge)을 잃었다’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비판적인 평가를 내놨다. 첫 번째 시즌에서 보여준 재미와 기발함이 부족했고, 게임의 본질에 대한 새로운 디테일이나 통찰력도 결핍됐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첫 번째 시즌이 잘했던 것을 똑같이 재현하길 바라는 시청자와, 더 깊이 있는 세계 구축을 원했던 시청자 중 누가 더 실망했는지 보는 것도 흥미로울 것”이라고 말했다.

미 일간 USA투데이도 “오징어 게임 2는 여전히 폭력적이지만, 충격적이기보다는 실망스럽다”며 “황동혁 감독이 얘기한 반자본주의적인 메시지를 전달하지도 못한다”고 지적했다. 또 “후반부는 상당히 일반적인 액션 장면으로 변하고 어떤 종류의 결말도 제공하지 않는 결론으로 이어진다”며 “감독이자 제작자인 황동혁이 시즌2와 3을 하나의 이야기로 쓰고 이것을 그냥 중간에 잘라내 넷플릭스에서 한 시즌을 더 연장하게 만든 것 같은 뚜렷한 인상을 준다”고 말했다.

반면 미 영화전문매체 버라이어티는 호평을 내놨다. 이 매체는 “매우 충격적이고, 극도로 폭력적이며, 새로운 통찰을 제공한다”며 “시즌2는 자본주의적 착취, 도덕성의 훼손, 계급 불평등 같은 현대 한국 사회를 괴롭히는 것으로 보이는 것들을 새로운 각도로 조명함으로써 시즌1과 반복되는 점을 대부분 뛰어넘었다”고 평했다.

미국의 영화·드라마 콘텐츠 평점 사이트인 ‘로튼토마토’의 평론가 그레이스 랜돌프는 “기가 막히고 의미 있게 확장됐다”고 호평했고, 뉴스 작가이자 영화평론가 아유쉬 샤르마도 “시즌 2는 인간 심리를 더 깊게 파고들며 위험 수위를 높이는 데 성공했다”고 말했다. 미국영화협회 인증 엔터테인먼트 저널리스트 라마도 “전작보다 훨씬 미쳤다”고 환호했다.

오징어 게임2는 로튼토마토에서 이날 미 동부시간 오후 3시 기준으로 평론가 점수 82%(100% 만점 기준), 일반 시청자 점수 60%를 기록했다. 시청자 리뷰 게시물은 30여개가 올라온 가운데 “시즌2도 시즌1만큼 매혹적이다” “걸작이다” “최종 시즌(시즌3)을 빨리 보고 싶다”는 등의 호평과 “시즌1에 비해 약하다” “볼 만하지만, 시즌1에는 훨씬 못 미친다”는 비평이 엇갈렸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