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로 추정되는 이들이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 남태령 시위 참가자들을 모욕하는 글을 올린 데 대해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남태령 시위에 참여한 20~30대 여성들을 비하하는 표현이 담긴 블라인드 게시글 및 댓글에 대해 입건 전 조사(내사)에 착수했다고 26일 밝혔다. 현재 경찰은 작성자를 추적하고 있다.
논란이 된 게시글과 댓글에는 ‘견민들 잡아다가 패고 싶다’ ‘바퀴벌레 같은 XX들 짓밟아 죽어버려야 한다’ ‘옛날 같으면 처맞고 바닥에서 기어 다녔을 것’ ‘유럽이면 머리에 총알구멍 뚫어버렸을 텐데’ 등의 혐오성 표현이 담겼다. 작성자들은 모두 경찰청 직원으로 인증한 이들이다.
지난 23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에서도 경찰청 블라인드에 남태령 시위 참가자들을 비난하는 혐오성 표현이 올라온 데 대해 여야 질책이 이어진 바 있다. 이에 이호영 경찰청장 직무대행은 “책임지고 파헤쳐 보겠다. 경찰관이면 반드시 처벌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전국농민회총연맹은 지난 21일 윤석열 대통령 구속을 촉구하며 트랙터 등을 타고 상경 시위에 나섰다. 이들은 서울로 진입하려다가 서초구 남태령 고개에서 경찰에게 저지됐고 28시간 동안 밤샘 대치를 벌였다.
정신영 기자 spiri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