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마켓, 中 알리와 ‘한몸’ 된다… 반쿠팡연대 결성

입력 2024-12-26 17:21
G마켓

신세계 그룹 이커머스 업체 G마켓과 중국 알리바바의 한국 자회사 알리익스프레스코리아가 한몸이 된다. 한국 전자 상거래 시장을 점령한 쿠팡에 맞서기 위해 적과 손을 잡은 것으로 풀이된다.

신세계는 알리바바 자회사인 알리바바인터내셔널과 합작 법인 ‘그랜드오푸스홀딩’을 설립한다고 26일 밝혔다. 신세계는 계열사 이마트 등이 보유한 G마켓 지분 100%를, 알리바바는 알리익스프레스코리아 지분 100%와 현금 3000억원을 출자해 합작 법인을 내년에 설립한 뒤 지분을 반씩 나눠 갖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설립이 완료되면 G마켓과 알리익스프레스코리아는 합작 법인 자회사가 된다. 다만 두 이커머스 업체는 지금처럼 독립적으로 운영될 예정이다.

이로써 교착 상태에 빠진 전자 상거래 사업으로 인해 발등에 불이 떨어졌던 신세계는 한숨을 돌릴 수 있게 됐다. 신세계는 2021년 6월 G마켓 지분 80%가량을 미국 이베이로부터 3조4400억원에 매입했다. 롯데 그룹과 입찰 경쟁을 벌이며 몸값이 올라간 탓에 신세계 사상 최대 규모의 인수·합병(M&A)이라는 기록을 세울 만큼 비싼 돈을 주고 G마켓을 샀지만 인수 첫해를 제외하고 2022~2023년 연이어 영업손실을 내며 승자의 저주라는 얘기까지 듣는 상황이다.

여기에 G마켓 인수와는 별개로 진행하던 계열사 SSG닷컴 기업 공개(IPO)까지 수포가 되면서 신세계의 전자 상거래 사업 포트폴리오는 그야말로 곤경에 처했다. ‘로켓 배송’을 중심으로 한국 전자 상거래 시장을 집어삼킨 쿠팡과 최근 ‘네이버 멤버십’과 ‘한 시간 배송’을 바탕으로 공격적으로 몸집을 키우는 네이버에 기세가 꺾인 모양새다. 유통 업계에서는 신세계와 알리바바가 투자금을 회수하기 위해 수년 내 합작 법인을 IPO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본다.

김진욱 기자 reali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