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가 달라” 언론사 취재 제한… 김용현 측 기자회견 ‘소동’

입력 2024-12-26 13:30
12·3 비상계엄 사태 핵심 피의자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측의 변호인단의 기자회견을 앞둔 26일 서울 서초구 한국컨퍼런스센터에서 주최측이 MBC와 KBS, JTBC, 뉴스타파 등 특정 언론사의 취재를 불허하자 취재진들이 이에 항의하고 있다. 사진=윤웅 기자

내란 혐의로 수사를 받는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의 변호인단이 기자회견에서 일부 언론사의 취재만 허용하겠다는 방침을 고수해 기자들이 항의하고 경찰이 출동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김 전 장관을 변호하는 유승수·이하상 변호사는 26일 서울 서초구 한국컨퍼런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내란 혐의 수사에 관한 입장을 밝혔다. 앞서 변호인단은 24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단체 대화방(단톡방)을 통해 일정을 알리면서 단톡방에 속한 기자들만 초청한다고 공지했다.

변호인단은 취재를 요청한 기자를 개별적으로 단톡방에 초대했는데, 일부 기자는 도중에 퇴장당하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회견장에는 많은 내외신 기자와 유튜버 등이 몰렸다. 입장하려는 뉴스타파 등 취재진과 주최 측이 대치하는 과정에서 112 신고가 접수돼 경찰관이 출동하기도 했다. 김용현 측은 “카메라 찍지 말아달라”며 난동을 피운다는 이유로 경찰을 불렀고, 뉴스타파 측은 “정당한 취재 활동을 왜 방해하냐”고 항의했다.

JTBC, KBS, MBN도 취재를 거부당했다. 기자들이 “질문은 받을 수 있지 않냐”고 외치자 김 전 장관 변호인단은 “질문할 권리가 없다. 얘기해봤자 거짓말로 기사 쓰는 언론사가 아니냐”고 맞섰다.

취재진은 “언론사 차별 기준이 따로 있냐”고 질의했지만 변호인단은 “나가 달라”는 말만 되풀이했다. 사무장과 변호인단 측은 업무 방해 채증을 시작하겠다며 영상을 촬영하기도 했다. “전부 민사소송하겠다”고 으름장도 놓았다.

앞서 방송기자협회와 전국언론노동조합, 한국기자협회는 취재 제한 방침이 알려지자 전날 성명을 내고 특정 언론사에 대한 취재 제한 철회를 요구했다. 이들은 모든 언론이 취재를 거부해야 한다고도 주장했다.

최예슬 한웅희 기자 smar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