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올해 배터리 상태를 상시 감시하고, 이상 발생시 경고하는 배터리관리시스템(BMS)의 안전기능 평가를 도입했다. 지난 8월 인천 아파트 지하주차장 전기차 배터리 화재 사건에 따른 조치다.
국토교통부와 한국교통안전공단 자동차안전연구원은 25일 ‘2024년 자동차 안전도 평가(KNCAP)’의 결과를 발표했다. 이 평가는 법적 기준보다 엄격한 기준으로 평가하고 그 결과를 공개해 제작 차량의 안전도 향상을 유도하는 정부 주도 평가 체계다.
평가 대상은 전기차 3종(기아 EV3, 현대 캐스퍼 일렉트릭, 테슬라 모델Y), 하이브리드차 3종(현대 싼타페 하이브리드, 볼보 S60, 토요타 프리우스), 내연차 3종(지프 랭글러, 벤츠 GLB250, 벤츠 E200) 등 총 9개다.
정부가 처음 도입한 MBS 기능평가에서는 기아 EV3와 현대 캐스퍼 일렉트릭은 2등급을, 테슬라 모델Y는 4등급을 획득했다. 1등급은 없었다.
정부는 전기차 화재 등으로 인해 사회적 불안감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이번 평가가 제작사들의 전기차 배터리 화재 대응 기술력 확보를 유도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전형필 모빌리티자동차국장은 “올해 세계 최초로 도입한 전기자동차 배터리관리시스템 안전기능 평가를 시작으로 안전 평가항목을 지속 도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충돌 안전성, 외부통행자 안전성, 사고예방 안전성 등 3개 분야의 평가 결과를 종합한 안전도 평가에서는 기아 EV3, 볼보 S60, 벤츠 E200, 현대 싼타페 4개 차종이 1등급을 받았다.
가장 높은 점수를 받은 건 벤츠 E200이다. 충돌 안전성에서 55.961점, 외부통행자 안전성에서 17.661점, 사고 예방 안전성에서 18.3점을 기록해 100점 만점에 91.9점을 기록했다. 이어 현대 싼타페 하이브리드(86.6점), 기아 EV3(84.9점), 볼보 S60(84.6점) 순이었다.
토요타 프리우스는 외부통행자 안전성이 높았으나 충돌 안정성과 사고예방 안전성에서 상대적으로 낮은 점수를 받으며 2등급을 받았다. 벤츠 GLB250와 현대 캐스퍼 일렉트릭은 3등급으로 평가됐다.
테슬라 모델 Y와 지프 랭글러는 각각 4등급과 5등급을 받았다. 테슬라 모델 Y는 충돌안전성과 통행자 안전성에서 1등급에 가까운 점수를 얻었으나 사고 예방 안전성이 9.9점으로 비교적 낮아 등급이 내려갔다. 지프 랭글러는 전체 대상 차량 가운데 가장 낮은 점수를 받았다.
허경구 기자 ni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