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네다공항 항공기 충돌 원인은?… ‘넘버원’을 ‘이륙허가’로 착각

입력 2024-12-25 15:14
지난 1월 2일 일본 도쿄 하네다공항 활주로에서 항공기 충돌로 화재가 발생한 모습. EPA연합뉴스

지난 1월 일본 도쿄 하네다공항에서 발생한 항공기 충돌 사고는 기장이 이륙 순서를 뜻하는 ‘넘버 원’이란 관제사 지시를 이륙 허가로 착각해서 일어난 것으로 드러났다.

아사히신문 등 일본 언론들에 따르면 당시 사고를 조사해 온 일본 운수안전위원회는 25일 이같은 내용을 담은 중간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지난 1월 2일 하네다공항에서 착륙을 시도하던 일본항공(JAL) 여객기와 이륙하려던 해상보안청 항공기가 활주로에 함께 진입하면서 충돌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JAL 여객기 탑승자 379명은 전원이 무사히 탈출했으나, 해상보안청 항공기 탑승자는 6명 중 5명이 사망했다.

운수안전위는 보고서에서 해상보안청 항공기가 이륙 허가를 얻은 것으로 오인해 활주로에 진입했고, 관제사는 이를 인식하지 못했으며, 착륙 중이던 JAL 여객기도 충돌 직전까지 활주로에 있는 이 항공기를 보지 못했다며 이런 세 가지 요인이 겹쳐 충돌 사고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사고 2분 전 해상보안청 항공기 기장과 부기장은 관제사로부터 “넘버 원, 활주로 앞의 정지 위치까지 주행하라”는 지시를 받아 복창까지 했다. ‘넘버 원’은 이륙 순서가 1번이라는 의미다. 이 항공기는 정지 위치에서 대기하며 이륙 허가를 기다려야 했지만 그대로 활주로로 진입했다. 기장은 조사에서 넘버 원이라는 말을 이륙 허가로 착각했다고 진술했다.

충돌 15초 전, 공항터미널 담당 관제사는 활주로에 해상보안청 항공기가 들어온 것을 발견하고 활주로 담당 관제사에게 연락했다. 하지만 활주로 관제사는 이런 사실을 알지 못해 착륙하는 JAL기에 재착륙 등의 지시를 내리지 못한 것으로 조사됐다.

김남중 선임기자 nj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