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은 지난 22일(현지시간)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을 통해 덴마크 대사로 페이팔 공동 창립자인 켄 하우리를 선임했다고 밝히며 갑자기 그린란드를 언급했다.
“미국은 전 세계 국가 안보와 자유를 위해 그린란드의 소유와 통제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트럼프 당선인은 첫 대통령 임기 중에도 덴마크에 그린란드를 팔라고 제안했지만 “터무니없다”는 말로 거절당했다. 이번에도 그린란드 총리인 무트 에게데(34)가 즉각 반발했다. 에게데 총리는 23일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그린란드는 우리 땅”이고 “우리는 매물로 나와 있지 않으며, 절대 매물로 나오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덴마크 총리실도 “그린란드는 팔지 않는다, 그러나 국제 협력에는 개방적이다라는 그린란드 총리의 발표 외에는 더 이상 언급할 것이 없다”고 발표했다.
23일 미국 워싱턴포스트(WP), CNN 등은 다음달 두 번째 대통령 임기를 시작하는 트럼프 당선인이 다시 그린란드 매입을 주장하고 나섰다고 전하며 그 배경과 실현 가능성 등을 분석했다.
그린란드는 텍사스 3배 크기의 북극 섬으로 약 5만7000명의 인구를 가지고 있다. 인구 대부분은 그린란드 원주민이다.
그린란드는 캐나다 북동쪽에 위치해 있지만 실제로는 유럽의 일부이며 덴마크의 자치령이다. 덴마크는 1979년까지 200년 이상 그린란드를 직접 통치했으며, 그 이후 그린란드에 자치권을 부여했지만 여전히 국방 및 외교를 책임지고 있다. 그린란드인은 덴마크 시민이며, 덴마크 의회에 두 명의 대표가 있다.
트럼프 당선인은 왜 그린란드를 사려고 하는 것일까. 그가 내세운 것은 국가 안보다. WP에 따르면, 미군은 그린란드에 미사일 방어 및 우주 감시 임무의 전략적 요충지인 피투픽 우주기지를 보유하고 있다. 또 그린란드는 80만 평방마일이 훨씬 넘는 거대한 면적에 천연자원이 풍부하고 특히 네오디뮴, 디스프로슘 같은 희토류 광물이 존재한다. 두 광물 모두 중국과 러시아에서 가장 많이 생산된다.
토지를 매입해 미국을 확장하려는 생각이 아주 낯선 것은 아니다. 미국은 1803년 프랑스에 1500만달러를 주고 루이지애나 땅을 매입했다. 그로부터 64년 후엔 러시아에 720만달러를 주고 알래스카를 인수했다.
미국은 이전에도 그린란드를 인수하려고 시도한 적이 있다. 앤드루 존슨 정부는 1860년대에 그린란드의 천연자원이 전략적 투자가 될 수 있다는 아이디어를 냈다.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직후 해리 트루먼 행정부는 그린란드를 1억달러에 사겠다는 제안을 하기도 했다.
하지만 덴마크와 그린란드는 섬을 판매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적이 없다. 그들은 그린란드가 판매 대상이 아니라고 거듭해서 밝히고 있다.
WP는 지난 2019년 트럼프 1기 정부에서 그린란드 매입 주장이 나오자 그린란드를 구입하는 데 최소 1조7000억달러의 비용이 들 수 있다는 추정치를 발표한 적이 있다.
김남중 선임기자 nj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