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상에서 해외여행 동행을 구했다가 돈을 뜯겼다는 진정서가 경찰에 잇따라 접수됐다.
24일 인천 부평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21일 “몽골 여행을 앞두고 동행에게 사기를 당했다”는 내용의 진정서가 경찰에 접수됐다. 피해자는 진정서를 낸 A씨(31)를 비롯한 3명이었다. 이들은 내년 2월 19일부터 23일까지 4박5일 일정으로 몽골 여행을 준비하던 중 사기를 당해 여행 자금 288만원을 잃게 됐다.
몽골 여행의 경우 6~10인용 게르(몽골 전통가옥)를 이용하는 경우가 많은데, 경비 절감 등을 위해 동행을 구하는 경우가 많다. A씨 일행도 마찬가지였다. 이들은 여행 계획을 짜면서 일행을 6명으로 꾸리기 위해 온라인 카페에 “동행 3명을 구한다”는 글을 올렸고, 이후 B씨에게서 연락이 왔다. B씨는 자신들의 일행 3명과 함께하자고 제안했다. 그다음엔 6명이 모두 참여한 단체 대화방이 만들어졌고 이들은 차근차근 여행 계획을 세워나갔다.
문제는 이다음부터였다. 여행사를 선정하는 과정에서 B씨는 “유명 몽골 여행사를 추천하겠다”며 카카오톡 오픈채팅방 링크를 공유했다. A씨는 해당 업체 관계자와 메시지를 주고받으며 여행 동선과 숙박·투어 일정 등을 문의했고, 최종 견적 금액을 확정해 공유했다. B씨 일행은 “환율이 오를 수 있으니 마음 편하게 전체 금액을 결제하자”고 제안했고, A씨 일행은 1인당 96만원씩 총 288만원을 여행사에 송금했다.
하지만 B씨가 추천한 곳은 여행사를 사칭한 엉터리 업체였다. 뒤늦게 수상한 낌새를 느낀 A씨 일행은 여행사 공식 창구에 확인했지만 돌아온 답변은 실망스러웠다. 여행사 측은 예약금은 따로 받지 않는다고 했다.
A씨는 이때까지도 B씨 일행과 함께 사기를 당했다고 생각했다. 피해 상황도 공유했다. 하지만 B씨 일행은 송금이 끝난 뒤 차례로 잠적했다. B씨 일행이 모두 한통속이었던 것이다.
A씨가 온라인 카페를 통해 피해 상황을 공유하자 같은 수법으로 피해를 당했다는 이들이 줄을 이었다. 일부는 A씨처럼 경찰에 진정서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최예슬 기자 smar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