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들이 윤석열 대통령의 하야를 촉구하며 보낸 크리스마스카드 500여장이 24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실 관저에 도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우편 봉투에는 “행복한 연말 보내세요”라는 응원 문구가 적혔으나, 실제 카드에는 윤 대통령을 강하게 비판한 내용이 담겼다고 한다.
‘윤석열퇴진 전국대학생시국회의(이하 대학생 시국회의)’는 이날 “대학생들이 전날 보낸 크리스마스카드는 대통령실 김정환 수행실장으로 추정되는 사람에게 배송완료됐다”며 우체국이 발신자로 돼 있는 ‘카카오톡 알림톡’ 사진을 공개했다.
알림톡에는 ‘고객님이 대통령 관저 윤석열님께 보내신 등기우편물을 2024년 12월 24일 (회사동료) 김정환님께 배달완료하였습니다’라고 적혀 있었다. 알림톡은 주문, 결제, 배송 등 고객이 받아야 하는 정보성 메시지를 카카오톡 채널을 통해 발송해주는 서비스다.
대학생 시국회의에 따르면 성탄절 카드에는 “당신은 민주주의를 꺾을 수 없다” “모두가 제 몫의 숨을 온전히, 또 기꺼이 쉬게 해주세요” “죗값 치르고 감옥 가라” 등 윤 대통령을 강도 높게 비판하는 내용이 담겼다. 각각의 카드는 지난 21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 일대에서 열린 ‘윤석열 퇴진 3차 대학생 시국대회’ 참가자들이 작성한 것이라고 한다.
단체는 현장에서 수집한 카드 500여장을 하나의 우편 봉투에 넣어 전날 대통령 관저에 보냈다. 우편 봉투 겉면에는 ‘대통령님! 대학생들이 손수 편지를 써서 보냈습니다. 행복한 연말 보내세요♡’라는 응원 문구를 적었다. 대학생 시국회의는 이와 관련해 “수사와 재판을 지연하려는 꼼수를 멈추길 바란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이 헌법재판소에서 보낸 탄핵심판 관련 서류를 일주일 넘게 수령 거부하고 있는 점을 에둘러 비판했다는 취지다.
이들은 전날 기자회견에서도 “윤 대통령이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 접수 통지서와 출석요청서, 경찰의 출석요구서를 모두 수취 거부하고 있다”며 “그러나 지난 18일 생일을 맞아 지지자의 화환과 선물을 경호처를 통해 멀쩡히 수령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