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족보행 로봇 ‘스팟’이 크리스마스 장식이 꾸며진 건물 안으로 들어간다. 건물 안에는 산타 옷을 입은 ‘올 뉴 아틀라스’가 뒤로 공중제비를 하자 주변에서 환호성이 울려 퍼졌다.
이는 현대차그룹의 로봇 전문 계열사 보스턴 다이내믹스가 24일 공개한 영상 내용이다. 30초 분량의 영상에선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대표 로봇인 스팟과 아틀라스가 등장한다.
‘로봇 개’로 불리는 스팟은 4족 보행 로봇이다. 카메라와 센서를 활용해 데이터 수집과 감시, 순찰 업무를 한다. 장애물을 감지하고 회피하는 자율주행 기능과 원격 운영, 자동충전 기능을 갖췄다.
올 뉴 아틀라스는 유압식이 아닌 전기로 구동하는 휴머노이드 로봇이다. 기존 아틀라스 1세대 모델 대비 정밀한 제어가 가능해졌다. 앞으로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인지·판단 능력을 강화하면 더욱 넓은 동작을 구현할 수 있을 전망이다.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기술력은 업계의 큰 관심을 끌고 있다. 신형 아틀라스는 지난 11월 공장에서 사람처럼 일하는 모습이 공개돼 관심을 끌기도 했다. 영상 속 아틀라스는 자동차 엔진 커버 부품을 이동식 보관함으로 옮기는 일을 했는데, 부품의 위치와 종류를 인식하고 물건을 집어 부품별 수납공간에 정확히 꽂아 넣었다.
실수했을 때 즉각 대응하는 장면도 눈에 띈다. 영상에서 아틀라스는 작업을 수행하다가 수납공간에 걸리는 실수를 하는데, 곧바로 정자세를 취하고 다시 정상적으로 작업하는 모습을 보였다. 보스턴 다이내믹스 측은 “수행 과정에서 원격 조작은 없었다”며 “모든 동작은 로봇의 인지·판단·제어 과정을 통해 자율적으로 생성된다”고 강조했다.
해외에선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경쟁력에 대한 호평이 이어지고 있다. 뉴욕 포스트는 “공개된 영상에서는 로봇이 사람의 도움 없이도 쉽게 기계적, 물리적 작업을 수행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 영국의 기술 매체 테크레이더는 “이번 아틀라스 영상을 보면, 로봇이 공장 근로자와 나란히 작업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언급했다.
허경구 기자 ni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