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TT업계 ‘IP 확장’ 전략 강화…스핀오프·장르 전환 계속

입력 2024-12-24 15:44
드라마 '원경'의 프리퀄 '원경: 단오의 인연' 스틸사진. 티빙 제공

넷플릭스, 티빙, 디즈니플러스 등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업계가 지적재산(IP) 확장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이미 형성된 팬덤을 기반으로 스핀오프, 프리퀄을 제작하거나 장르를 변환하는 등 다양한 변주를 가한다. 이를 통해 인기 IP의 생애주기를 늘려나간다는 것이다.


인기 장르물 ‘비밀의 숲’의 스핀오프 ‘좋거나 나쁜 동재’를 올해 선보인 티빙은 대표 예능 IP인 ‘환승연애’로 내년에도 이같은 시도를 이어간다. 같은 IP를 가지고 스핀오프 ‘환승연애, 또 다른 시작’과 새 시즌 ‘환승연애4’를 모두 선보이는 투트랙 전략을 구사할 예정이다. 이같은 전략은 기존 시즌과 새로운 시즌 사이 가교 역할을 하며 IP 생애주기를 늘리는 데도 일조할 것으로 보인다.

'환승연애, 또 다른 시작' 포스터. 티빙 제공

넷플릭스가 내년에 공개하는 영화 ‘​사마귀​’는 지난해 선보인 변성현 감독의 영화 ‘길복순’의 스핀오프다. ​이태성 감독의 첫 연출작인 이번 영화는 이 감독과 변 감독이 함께 각본을 썼다. ‘길복순’ 등장인물들의 대사에서 언급된 전설적 킬러 사마귀를 주인공으로 만든 이야기다.

영화와 드라마, 드라마와 애니메이션을 오가는 트랜스미디어 스토리텔링 시도도 늘어날 전망이다. 디즈니플러스는 최근 영화 ‘인사이드 아웃’의 스핀오프이자 시리즈물인 ‘드림 프로덕션’을 선보였다. 티빙은 영화 ‘샤크: 더 비기닝’의 속편인 시리즈물 ‘샤크: 더 스톰’을 공개할 계획이다.

영화 '사마귀' 스틸사진. 넷플릭스 제공

드라마 ‘구미호뎐’의 프리퀄 애니메이션 ‘구미호뎐: 연의 시작’도 시청자들을 찾아온다. 애니메이션에선 드라마 ‘구미호뎐’과 ‘구미호뎐 1938’의 주인공 이연(이동욱)의 어린 시절 성장사가 풀린다. 어린 구미호 이연이 백두대간의 산신이 되기까지의 고군분투를 담은 이야기로, 드라마의 팬덤과 애니메이션 장르의 마니아를 동시 공략하는 방식이다.

원작 만화와 영상 IP의 팬덤을 합쳐 시리즈 인기를 이어가려는 시도도 계속된다. 디즈니플러스는 지난해 강풀 작가의 만화 ‘무빙’을 드라마화해 호평을 받은 데 이어 올해 ‘조명가게’로 또 다시 강풀의 팬덤을 이끌었다.

'조명가게' 포스터.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제공

‘조명가게’ 마지막 회엔 ‘무빙’의 등장인물 장희수(고윤정), ‘브릿지’ 등에 등장한 강풀 만화의 대표 캐릭터 김영탁(박정민)을 등장시키며 세계관 통합의 기대감을 지피고 있다. 디즈니플러스는 ‘무빙2’ 제작에 돌입한다고 지난달 밝혔다.

이런 흐름은 스포츠 예능에서도 나타난다. ‘퍼펙트 리그 2024’는 KBO리그 생중계를 시작하며 스포츠 팬덤을 모아 콘텐츠 IP로 만든 사례다.

팬덤을 겨냥해 본편의 기획 단계부터 프리퀄을 동시에 제작하는 사례도 있다. tvN x 티빙 오리지널 드라마 ‘원경’이 대표적인 예다.

'드림 프로덕션' 스틸사진.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제공

다음 달 6일 첫 방송되는 ‘원경’은 남편인 태종 이방원(이현욱)과 함께 권력을 쟁취한 원경왕후(차주영)에 관한 이야기다. 정치적 동반자로 알려진 이들 부부의 서사를 원경의 관점에서 재해석한 드라마다. 그리고 원경과 이방원의 운명 같은 첫 만남을 그린 ‘원경’의 프리퀄 ‘원경: 단오의 인연’이 다음 달 21일 잇달아 공개된다.

티빙 관계자는 “기존에는 본편 공개 이후 스핀오프 제작에 착수하는 방식이 대부분이었다”며 “기획 단계에서부터 인물들의 관계성을 담은 스핀오프를 준비하면 채널과 OTT에서 동시다발적으로 화제성을 확보하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말했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