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요한 밤 거룩한 밤, 어둠에 묻힌 밤”
강원도 화천에 있는 한 군교회, 여느 때와 사뭇 다른 찬양이 흘러나왔다. 성탄절을 맞아 다른 지역에 있는 교회 성도들이 찾아와 3개 대대에 소속된 장병들을 위로하며 위문 공연을 하는 자리였다.(사진) 장병들도 찬양을 따라부르며 적극적으로 호응했다. 고향을 떠나 외딴 지역에서 고된 군 생활을 하는 장병들에게 잠시마나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과 따스함이 깃드는 시간이었다.
성탄절 기간은 군 교회가 그 어느 때보다 선교에 매진하는 기간이다. 성탄 분위기와 맞물려 장병들과 접촉할 수 있는 시간이 평소보다 많은 만큼, 이 기회를 선교의 기회로 적극 활용하는 것이다. 강원도 춘천에 있는 한 군교회 교인들은 성탄절을 1주일 가량 앞둔 시기에 군 부대를 직접 방문했다.
이들은 저마다 들고 있는 짐 꾸러미를 부대 안에서 풀었다. 여기에는 빵과 젤리, 치킨 등 각종 먹거리와 핫팩 등 추운 겨울을 극복하는 데 도움을 주는 물품들이 있었다. 막 작업을 끝내고 온 장병들의 얼굴엔 화색이 돌았다. 교인들은 부대 내 모든 장교와 장병들에게 선물을 나눠주면서 교회로 나올 것을 권면했다.
진심어린 선물과 권면에 마음이 움직인 장병들은 실제로 성탄 주일인 22일에 교회에 나왔다. 출석 장병들의 수는 평소 대비 2배 이상 증가했다. 나아가 세례를 받고 신앙을 갖는 장병들도 속출했다.(사진) 이들 중에는 각자의 장기들을 뽐내며 성탄절 공연을 펼치는 장병들도 있었다. 24일 해당 군교회 담임목사는 “성탄의 온기는 그 누구보다 군부대 장병들에게 가장 가깝게 와닿을 수 있다”면서 “이들에게는 기본적으로 결핍이 있기 때문에 그 부분을 사랑과 신앙으로 채워주면 군 선교가 평소보다 훨씬 활성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강원도 영월에 있는 한 군교회는 구운 통닭이 가득 담긴 밥차를 부대 내로 끌고 와서 운영한다.(사진) 흩어져있던 장병들은 어느새 한 자리에 모여 통닭을 건네받는다. 교회 성도들은 4영리 등과 같은 전도지를 나눠주며 즉석에서 전도도 시행한다. 이를 접한 장병들은 별다른 거부감없이 긍정적으로 수용하는 모습이 나타난다.
해당 부대에 근무하는 김 상병은 “평소 교회도 안 나가고 신앙도 없었지만 교인들의 사랑과 정성이 담긴 음식과 전도 메시지를 들었을 때 마음이 많이 흔들렸다”면서 “성탄절을 맞아 교회에 나갈 것을 약속하고 다짐했다”고 고백했다.
최경식 기자 kscho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