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탄절 행사에 가장 잘 어울리는 술은 와인이지만 증류주보다 혼합물이 많은 발효주 특성상 숙취를 호소하는 사람이 많다. 이튿날 아침 숙취를 덜어내려면 저렴한 레드 와인을 마시는 편이 낫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24일 호주 인터넷 신문 더컨버세이션과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미국 캘리포니아대 데이비스 캠퍼스(UC Davis) 연구진은 최근 연구를 통해 포도씨와 껍질에 존재하는 항산화 물질 ‘케르세틴’이 알코올 대사를 방해하고 독성 화합물 아세트알데히드를 축적해 두통을 일으킨다는 것을 밝혀냈다. 와인 숙취의 주범인 두통이 발생하는 이유를 규명한 것이다.
연구진은 또 케르세틴이 더 많은 햇빛에 노출된 포도에서 풍부하게 생성된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이는 저렴한 레드 와인이 숙취를 피하는 데 더 유리하다는 의미다. 저렴한 레드 와인에 쓰이는 포도는 많은 잎이 달린 덩굴에서 재배돼 햇볕을 상대적으로 덜 받기 때문이다. 아프라미타 데비 캘리포니아대 연구원은 “(숙취가 싫다면) 저렴한 레드 와인을 찾아보라”고 말했다.
그동안 와인 숙취의 원인으로는 아황산염 등 황화합물이 지목됐다. 그러나 인체가 음식물에 든 단백질을 대사하면서 하루에 약 700㎎의 황화합물을 자체적으로 생성하는데 와인 한 잔에 든 황화합물이 20㎎에 불과하다는 점에서 숙취의 원인이 잘못 지목됐다는 의견이 많았다. 아황산염을 레드 와인만큼 함유한 화이트 와인의 숙취가 덜한 점도 이런 해석에 힘을 보태왔다.
연구진은 이 연구 결과에서 밝혀진 사항을 임상시험을 통해 재차 확인할 예정이다. 이 내용은 자연과학을 다루는 세계 최대 규모의 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s)에 실렸다.
김진욱 기자 reali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