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12·3 비상계엄 사태로 연기됐단 한미 양국의 주요 외교·안보 일정이 완전히 재개된다. 양국은 한국의 정치 상황을 오판한 북한의 도발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는 데 공감, 연합 방위 태세를 더욱 굳건히 유지해 나가기로 했다.
미국을 방문 중인 김홍균 외교부 1차관은 23일(현지시간) 워싱턴DC의 국무부에서 커트 캠벨 국무부 부장관과 회담을 갖고 이같이 합의했다고 외교부가 밝혔다.
김 차관과 캠벨 부장관은 회담에서 양국 간 향후 고위급 교류 일정을 협의했다. 주요 외교·안보 일정은 가능한 신속하고 상호 편리한 시점에 개최하기로 했다. 앞서 미국 정부는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한미 핵협의 그룹(NCG) 회의 및 도상연습, 로이드 오스틴 국방부 장관의 방한 등을 연기했다.
캠벨 부장관은 미국이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의 리더십과 한국 민주주의의 복원력을 전적으로 신뢰한다고 전했다. 그는 회담 전 공개발언에서 “저는 이 자리에서 한국에 대한 강한 신뢰, 한국의 민주주의와 헌법에 대한 깊은 믿음을 강조하고 싶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한 대행 체제에 대해 “우리는 한국과 한국 국민에 대한 가장 강력한 헌신을 강조하고 싶다. 우리는 도전적 시기에 한국이 잘되기를 바란다”고 했다.
김 차관과 캠벨 부장관은 러시아에 파병된 북한군의 참전 및 사상자 발생이 확인된 만큼 북러 간 불법 군사협력을 저지하기 위한 외교적 노력도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
김 차관은 캠벨 부장관에 “미국의 신(新)행정부 출범이 한 달여 앞으로 다가온 상황에서 한미동맹 발전은 물론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위한 한미 간 긴밀한 소통과 공조의 중요성이 차기 행정부에도 잘 인수인계될 수 있도록 해달라”고 했다.
이에 캠벨 부장관은 “차기 (미국) 행정부 하에서도 한미의 공동 목표가 달성될 수 있도록 전달할 것”이라며 “한미동맹과 한미일 협력 발전을 위해 계속 노력해 나가겠다”고 호응했다.
권민지 기자 10000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