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토바이 줄어들까… 베트남 호찌민에 지하철 첫 개통

입력 2024-12-23 16:37
베트남 호찌민 시민들이 지난 22일(현지시간) 개통된 지하철을 타기 위해 벤탄역으로 몰려들고 있다. EPA연합뉴스

베트남 최대 도시인 남부 호찌민에 지하철이 처음 개통됐다.

23일 블룸버그, CNN 등에 따르면 시 중심부인 벤탄역과 교외의 수오이띠엔역을 연결하는 약 20㎞ 구간의 호찌민 ‘메트로 1호선’이 전날 공식 개통했다.

호찌민의 첫 지하철인 메트로 1호선 노선은 총 14개 역으로 구성됐다. 3칸짜리 열차가 오전 5시부터 오후 10시까지 약 200회 운행될 예정이다.

일본국제협력기구(JICA)의 공적개발원조(ODA) 사업으로 추진된 호찌민 지하철 건설은 비용 상승에 따른 계획 변경 등으로 수년 간 지연됐다. 2007년 사업 승인 당시 예상 비용은 17조4000억동(약 9900억원)이었으나, 2009년 컨설팅업체를 통해 재산정한 비용은 43조7000억동(약 2조5000억원)에 달했다.

2012년 착공 이후에도 자금 부족과 의회 승인 지연 등으로 공기가 늘어났다. 공사를 맡은 일본 업체 스미토모가 대금 미지급을 이유로 공사 중단을 경고하는 등 여러 차례 위기를 맞았고, 결국 애초 완공 목표인 2018년을 훌쩍 넘겼다.

오랜 기다림 끝에 지하철 개통을 맞은 시민들은 아침부터 지하철역으로 몰렸다. 각 역에는 무료 시승을 위한 긴 줄이 이어졌고, 경찰이 투입돼 질서 유지에 나섰다.

약 840만대 오토바이가 좁은 차로를 달리는 호찌민은 교통 체증이 심각해 대중교통 개선 필요성이 끊임없이 제기돼왔다. 베트남 정부는 지하철 시스템이 약 900만명의 인구가 거주하는 호찌민의 교통 혼잡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호찌민시는 추가로 지하철 6개 노선을 건설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베트남의 첫 지하철은 2021년 수도 하노이에서 개통됐다. 호찌민 지하철이 일본의 지원을 받은 것처럼 하노이 지하철은 중국의 지원으로 건설됐다. 하노이의 두 번째 지하철 노선은 2025년에 착공될 예정이다.

베트남 정부는 최대 무역 파트너인 중국과 연결되는 두 개의 고속철도 노선을 건설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하노이와 호찌민을 고속 열차로 연결한다는 계획도 갖고 있다.

김남중 선임기자 nj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