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여행과 국내 호캉스(호텔에 묵으며 보내는 휴가), 외식과 공연 전시 관람 등 세대에 따라 연말을 보내는 방식은 다양하다. 그 중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지속적으로 늘고 있는 연말 보내기 방식이 있다. 바로 외출 대신 집에서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를 이용해 문화 콘텐츠를 즐기는 것이다. 국민일보는 성탄절과 연말을 맞아 기독교 문화 전문가들로부터 추운 겨울을 녹여 줄 재미와 온기가 담긴 작품들을 추천받아봤다.
평생 규칙적인 공무원 생활을 하며 효율성과 안정성을 중요하게 여기며 살아 온 존 윌리엄스. 그는 하루아침에 시한부 선고를 받게 된다. 얼마 남지 않은 생의 시간 앞에서 어떻게 살아야 할지 방황하던 그에게 관습적으로 처리하던 민원 하나가 다르게 보이기 시작한다. 영화 ‘리빙: 어떤 인생’(사진, 2023, 올리버 허머너스 감독)은 일본의 거장 구로사와 아키라 감독의 1952년작 ‘이키루’를 리메이크해 시대적 배경을 런던으로 옮긴 작품이다.
서울국제사랑영화제 부집행위원장이자 필름포럼 대표인 성현 목사는 “모두에게 한 번 주어진 삶 속에서 자신이 세상에 선물 같은 존재로 살아갈 수 있음을 일깨워 주는 영화”라고 소개했다.
성 목사는 25분짜리 에피소드 8편으로 이뤄진 드라마 ‘박하경 여행기’(사진, 2023, 이종필 감독)도 추천했다. 토요일 당일 여행을 떠나는 국어교사 박하경(이나영 분)이 낯선 여행지에서 만난 사람들과 세상, 어른, 죽음, 상처 등에 대해 속 깊은 이야기를 나누며 얻는 치유와 위로를 아름다운 풍경에 담아냈다.
한국기독교영화제 공동위원장이자 ‘아버지의 마음’ ‘중독’ 등의 작품을 제작한 김상철 영화감독은 애니메이터 지몬 오토 감독의 ‘그해 크리스마스에는’(사진, 2024)를 온 가족이 함께 볼만 한 크리스마스 영화로 꼽았다. 크리스마스 이브에 작은 마을에 몰아친 눈보라로 인해 가족 구성원들의 몸이 서로 바뀌면서 벌어지는 일들을 코미디와 감동적인 이야기로 풀어냈다. 김 감독은 “아이들의 시각에서 크리스마스의 의미를 탐구하고, 가족 간의 사랑을 되새기게 한다”고 전했다.
이어 전통적 의미의 가족이 아닌 새로운 형태의 가족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는 힐링 드라마 ‘조립식 가족’(사진, 2024, 김승호 감독), 영화 ‘어바웃 타임’(2013, 리차드 커티스 감독)도 삶의 작은 순간들을 소중하게 떠올려볼만 한 작품으로 추천했다.
그 외에 예수 탄생의 의미를 되새겨 볼 수 있는 다양한 성탄 특집 프로그램도 눈에 띈다. KBS 1TV에서는 25일 다큐멘터리 ‘바울로부터(사진)’를 방영한다. CGN이 기독 OTT 플랫폼 ‘퐁당’의 3주년을 기념해 제작한 ‘바울로부터’는 이스라엘 튀르키예 키프로스 등 총 6개국에서 올로케이션 방식으로 촬영됐다.
신학박사 최종상 선교사와 배우 차인표가 스토리 텔러로 참여해 25개 도시를 순례하며 40일간의 여정을 함께했다. 불굴의 전도자이자 냉철한 신학자 그리고 가슴 따뜻한 목회자였던 최초의 선교사 바울이 사역 과정에서 겪는 고뇌와 감정에 초점을 맞춰 선보인다.
최기영 박효진 기자 ky710@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