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구미시가 25일로 예정된 가수 이승환의 콘서트 대관을 전격 취소했다. 보수단체와의 충돌이 우려된다는 이유에서다.
김장호 구미시장은 23일 오전 ‘긴급 입장문’을 내고 크리스마스인 25일 구미시문화예술회관에서 열릴 예정이던 이승환 콘서트를 취소한다고 밝혔다. 콘서트 대관 취소 절차는 이미 마친 상태다.
구미시 관계자는 “관객과 보수 우익단체 간 물리적 충돌이 우려되는 상황에 안전상 이유로 어쩔 수 없이 콘서트를 취소하는 방향으로 결론 내린 것 같다”며 “제일 우선은 시민 안전”이라고 전했다.
구미시는 지난주 이승환 측에 안전문제 등을 협의하며 비공식적으로 콘서트 취소 가능성을 알렸다고 설명했다. 티켓 환불 등 반환금 문제는 추후 법률대리인을 통해 처리할 예정이다.
이승환, 윤석열 대통령 탄핵 찬성…집회서 무료 공연도
이승환은 윤석열 대통령 탄핵에 공개 찬성한 이후 구미 콘서트를 취소하라는 보수 우익단체의 항의를 받았다. 앞서 그는 지난 6일 윤 대통령 탄핵 촛불집회 주최 측인 촛불행동에 1213만원을 기부한 데 이어 13일 국회 앞 집회에서 무료 공연을 하기도 했다.
우익단체의 반발과 관련해 이승환은 19일 인스타그램에 “데뷔 이후 35년 만에 갖는 첫 구미 공연인데 안타깝다”면서 “공연 당일 관객 안전을 위해 최선의 대책을 강구하겠다. 공연에 오시는 분들께 특별히 감사드리며 온몸이 부서지라 노래하고 뛰겠다”고 말했다.
20일에는 “(구미 콘서트) 현재 매진이다. 티켓 상황이 가장 안 좋은 곳이었는데”라며 “감사합니다 관객 여러분. 감사합니다 보수 우익단체 여러분”이라고 적었다.
전날에는 법무법인을 통해 ‘콘서트에 참석할 팬들께서는 인근에서 예정된 집회 시위에 일절 대응하지 말아 주시길 부탁드린다’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